인기 기자
뉴스통 뉴스 카페

은산분리 논쟁과 질문의 재구성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들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과 규제완화법 등을 2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패키지로 처리키로 합의하면서 은산분리 논쟁이 재등장했다. 은산분리 원칙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는 대선공약 파기"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고, 청와대에서는 공약 파기가 아니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진입규제의 개선이라고 반박 중이다. 현행 법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투자에 제약이 있어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지만 향후에도 이 문제는 계속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은산분리, 즉 은행과 산업을 분리한다는 원칙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종의 회사가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으로 1961년 경제개발 초창기에 도입됐다. 특정 회사의 은행 사유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예금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적 제도다. 은행이 특정 기업과 그룹, 재벌 등에 속하게 되면 소유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예금자보다는 소유주를 위한 경영을 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피해는 1차 예금자에서 최종적으로는 국가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은산분리 완화의 최대 수혜자는 소수 대기업 집단으로 귀결된다. 법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국적 현실을 생각하면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하는 진영의 주장은 동의할 부분이 많다.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 야당 내의 찬성론자들은 현재 추진 중인 규제 완화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원칙의 파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기존 은행에는 여전히 은산분리 원칙이 유효하다고 말하면서 현행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은행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반대 진영의 논리는 간단하다. 인터넷은행 역시 본질적으로 은행이라는 것이다. 은행 지점을 통한 대면 업무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비대면 시스템으로 업무의 형식이 변화되었을 뿐, 은행업의 본질은 동일하기 때문에 은산분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질문은 단순해졌다. 인터넷은행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찬반 양 진영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답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정치적이고 이념적 가치와 이해가 논쟁 내면에 깔려있기 때문에 상대 진영에서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질문을 재구성해보는 지혜와 상식이다.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에 진입하면서 우리의 일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시스템들은 대부분 영향력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거나, 새로 등장한 서비스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우버와 같은 운송 네트워크 서비스는 고객운송법과 갈등을 겪고 있고, 드론은 인증과 비행 승인 및 항공촬영 규제 등으로 발전이 더디다.  인터넷은행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만든 새로운 서비스다. 기존 대면 업무에서 비대면 업무로 서비스 영역이 전환된 것은 새로운 서비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은행의 서비스 영역은 기존 은행을 벗어나 일종의 금융정보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물리적 공간, 제도적 시스템에 국한되어 있는 기존 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정보와 자금을 유통시킬 수 있다. 처음에는 기존 은행에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이런 가격경쟁력은 단기간에 소진될 수밖에 없다. 금융을 비롯해 투자, M&A 정보 등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공간이 인터넷은행의 본질이다.  2018 OECD 한국경제 보고서는 한국 청년들의 낮은 기업가정신을 지적했다. 해결책 중의 하나로 기술에 기반한 대출 확대를 위해 민간 대출기관에 기술력 분석을 제공하는 공공 기관의 확대를 제안했다. 아직 제대로 된 정보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청년들의 창업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힘들게 창업했다 하더라도 오래 가기 힘들다. 제때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내 채무자로 전락되기 쉽다. 기업가정신이 낮은 게 아니라 기업가가 될 사회적 환경의 수준이 낮다.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정당하게 평가돼 투자를 받거나 M&A를 쉽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정부 규제가 심한 금융 시스템에서는 도전적인 투자 환경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은행을 감독하는 상위 감독기관들이 많아 국내 은행들 대부분은 예대마진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과 스타트업을 장려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새로운 투자 환경을 위해서는 정보와 돈이 자유롭게 유통되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공개돼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편취하지 못하게 하고, 경쟁을 통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 공유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질문은 이렇게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된다. 그 플랫폼의 명칭이 인터넷은행인지 또는 핀테크 네트워크인지는 그 다음 문제다.   김홍열 성공회대 겸임교수(firrenze@hanmail.net) 


그린벨트 해제 신중해야최용민 산업2부 기자.정부가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규제 일변도였던 부동산 정책에서 오랜만에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여기에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여러 가지 주택공급 방안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주택 공급에 대한 정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전망했던 ‘그린벨트 해제’ 방안은 빠졌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놓고 여전히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급대책 발표 당시 “서울시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다. 서울시와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직권 해제도 검토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를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보존해야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30만㎡(약 9만750평) 이하 소규모 그린벨트 해제 권한은 시·도지사에게 있지만, 정부가 공공주택 건설 등의 이유가 있을 때는 자체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 서울시 그린벨트는 전체 면적의 25%에 달한다. 그린벨트 해제 움직임에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환경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그린벨트까지 풀었는데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 시절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동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명분은 공급 확대를 통한 집값 안정화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이 ‘로또 아파트’가 되면서 집값을 잡기는커녕 투기를 부추기는 기폭제가 된 바 있다. 현재 시중을 떠돌고 있는 부동자금 1100조원이 어디를 향할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정부는 용도를 다하지 못하는 곳이나 훼손이 진행 중인 낮은 등급의 그린벨트를 푼다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나무 한 그루가 아까운 상황이다. 그린벨트 해제 문제는 단순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후손을 위한 약속이라는 거창한 말을 꺼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한번 해제된 그린벨트는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그만큼 신중해야 된다는 말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도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단순히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정도를 벗어나는 일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지 멈춰서 고민할 시기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