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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개책 없는 이스타항공, 결국 정리해고 강행
직원 수 1680→605명으로
노조 "부당해고 구제 신청할 것"
2020-10-13 10:03:51 2020-10-13 10:03:5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4일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한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은 1680명으로 이번 구조조정 후 남는 인원은 590여명이다. 회사는 이후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 수를 현재의 4분의 1인 400여명 수준까지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6대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인력을 감축한다"며 "현재 회사 규모로는 인수자를 찾기 어려우며 회사 매각을 위해 규모를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의 매각이 좌절된 후 재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전략적 투자자(SI) 4곳이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것 외에 진전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된 데다 실소유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 관련 리스크도 있어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처럼 난항을 겪고 있지만 매각이 최선이기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회사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싶어도 새 인수자가 유동성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자격이 되지 않아 정부 지원금은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노조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이스타항공 내 유일한 노동조합인 조종사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연일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며 정부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 푼 못 받았지만 정리해고됐다"며 "사측뿐 아니라 정부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각종 소송에도 휘말린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계약금 225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고 항공권 취소 결제대금을 받지 못한 카드사들도 소송에 착수했다. 카드사마다 다르지만 각사별로 받지 못한 환불금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로나19로 다른 항공사들도 자금 유동성이 얼어붙으면서 정부 지원금에 손을 벌리고 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 자금 지원을 검토한다. 규모는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되며 위원회 검토가 끝난 후 제주항공은 이르면 이번주 내에 기안기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한항공도 조만간 기안기금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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