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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도…올해 임금협상 험로 예고
노조, ‘임금5.4%+α’ 요구…코로나19에 협상 지연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노사 수장 임기 만료도 겹쳐
2020-10-21 06:00:00 2020-10-21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증권사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최종 타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코로나19가 발발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되지만, 사모펀드 사태 관련 충담금 적립 이슈 등으로 이견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노사 대표들이 연말 대거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교보·SK증권 등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 소속 8개 증권사는 이날 산별중앙교섭 노사 실무협상 회의를 열고 ‘2020도 임금·통일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임단협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늦게 개최됐다. 지난해에는 5월 통일단체교섭 상견례를 갖고 6월 산별중앙교섭 1차 실무협상을 가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약 3개월 늦어진 것이다. 노사는 속도감 있는 협상을 위해 매주 화요일마다 열고 실무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개별증권사들 역시 지난달 SK증권을 시작으로 하이투자증권,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각 지부마다 상견례를 갖고 세부안에 대한 협상을 병행할 예정이다.
 
협상의 관건은 임금 인상률로,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안으로 ‘5.4%+α’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통일단체협상안은 임금총액의 2%에 1.3%추가지급으로 결정됐다. 올해 요구안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56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보다 248.5% 늘어난 1조81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3분기 기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000억원)대비 220%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순익 상승폭은 둔화될 수 있지만 실적 성장세는 유효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집행부 임기만료 등으로 연내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사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의 잇단 환매중단으로 개별 증권사별로 충당금 및 내부유보금 등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KB증권에서는 박정림·김성현 공동 대표가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며 하이투자증권에서는 김경규 사장의 임기가 12월31일 종료된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며, NH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 개별증권 지부장의 임기도 올해로 만료된다.
 
금융당국의 징계도 변수다. 앞서 금융당국은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를 비롯해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에 대해 중징계를 통보했으며 오는 29일 제재심을 열 예정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경우 옵티머스 최다 판매사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코로나19로 예년보다 늦어졌다”면서 “실무교섭을 통해 요구안을 제시하고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고 하지만, 개별사마다 (충당금 등) 이슈가 있어 올해 연말까지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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