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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여행객 없어"…항공사 동계 국제선 작년 8% 수준
자취 감춘 겨울맞이 이벤트…"노선이 없다"
원래도 비수기인 4분기…정부 지원마저 끝나가
2020-10-27 05:31:00 2020-10-27 05:31: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항공사들이 동계 시즌을 맞이했지만 예년과 달리 겨울 인기 노선 증편을 미루고 있다.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감염 조짐이 일면서 국제선 회복이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즌에도 취항할 만한 노선이 없어지면서 항공사들은 통상 10월 말에 공개하는 동계 운항 계획도 알리지 않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국적사들이 운항할 예정인 동계 국제선 운항 횟수는 여객기 한 대 기준 주당 약 350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4500회) 대비 92% 감소한 수준이다. 신규로 추가된 노선은 아예 없다.
 
항공사들이 동계 시즌을 맞이했지만 예년과 달리 겨울 인기 노선 증편을 미루고 있다. 사진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통상 동계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마지막 주말에 항공사들은 신규 취항 노선과 함께 계절 성수기 노선을 대폭 증편해왔다. 이는 하계 시즌이 시작되는 3월 말도 마찬가지인데, 올 3월 항공사들은 코로나19에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스케줄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올해 내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관측에 항공사들은 동계 국제선 신청은 대폭 줄였다.
 
"시즌 전환 의미 없어"…스케줄 공개도 연기
 
현재 대다수 국적사들은 동계 운항 일정을 아예 오픈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추후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추가로 운항 가능한 노선이 나오면 공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항공사들은 취득한 노선에 기준 이상의 항공기를 띄우지 않으면 운수권을 빼앗기는데 국토부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운항을 하지 않아도 운수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 추가 운항편 인가도 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계·하계 시즌 시작 시점은 통상 여행객을 잡기 위한 항공사들의 각종 프로모션으로 붐비는데, 올해엔 노선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계절별로 성수기인 노선의 운항 횟수를 늘릴 수도, 국가별 썸머타임 등을 고려해 출발·도착 시간을 조정할 필요도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LCC의 경우 지난 주말 신규 이벤트를 내놨지만, 대부분 이전부터 해왔던 국내선 특가 프로모션 중심이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8시간 동안 다음 달 출발하는 국내선 운항편을 최저 9900원에서부터 제공한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신규 노선 취항이나 증편 조정이 아닌 1만원대 국내선 편도 특가 이벤트를 지난주에 내놨다. 
 
항공업 때아닌 '겨울나기'…지원금도 끊겨
 
업계는 항공사들이 올겨울 역대급 보릿고개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 특성상 4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될뿐더러 그나마 정부에서 지원해주던 고용유지지원금도 이달 말이면 대부분 끊긴다. 이에 상당수 항공사는 이미 무급휴직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이 되면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다시 받을 수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항공사들이 기본임금 25% 수준인 회사 부담분을 낼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 불확실성은 가중되고 있다.
 
자금 확충 방안으로 거론되는 유상증자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신청도 대다수 항공사엔 쉽지 않다. 현재 기안기금 지원을 받은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올 하반기 들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모두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LCC 주가가 하락하면서 원래 계획보다 규모는 줄었다. 아울러 기안기금은 신청 조건도 까다롭다. 현재 신청을 검토 중인 항공사는 제주항공, 대한항공 등이지만, 7%대에 달하는 고금리와 각종 경영상 제약이 있어 신청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3분기 실적 전망은 더 암울하다. 증권가 전망에 따르면 올 3분기 국적사 중 흑자가 예상되는 곳은 대한항공(328억원)이 유일하다. 2분기에 '깜짝 흑자'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은 이내 다시 10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된다. LCC 업계는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CC 1위인 제주항공(-691억원)을 비롯해 진에어(-498억원), 티웨이항공(-479억원) 모두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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