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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집단면역’ 실패 인정···항체 3개월 내 사라져
2020-10-29 16:41:27 2020-10-29 16:41:2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스웨덴 방역 총괄 책임자가 집단면역 정책 실패를 시인하고 러시아 연구자가 코로나19 항체는 3개월 만에 사라진다고 주장하자 일각에선 ‘백신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증상 약화에 효력을 나타낼 수 있다며 접종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방역 총괄 책임자가 27일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허황되고 윤리적이지 못한 일”이라며 “역사적으로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전염병이 집단면역으로 완전히 소강된 적은 없다”고 했다. 이는 스웨덴식 집단면역 정책 실패를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웨덴은 지난 3월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돼 각국이 봉쇄에 나설 때도 식당과 술집, 카페 등을 평소와 같이 운영했다. 당시 집단 면역 시스템 시행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텡넬이 지난 3월 전임자 요한 기세케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통해 인구 70% 감염을 통한 집단 면역이 생길 것을 기대했다는 게 드러났다.
 
스웨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이끈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27일(현지시간) "역사적으로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집단면역으로 완전히 소강된 전염병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사진은 지난 7월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 중인 텡넬의 모습. 2020.10.29. 사진/뉴시스
 
한때 스웨덴 일일 확진자 수가 내림세를 보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집단면역’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집단 구성원 70% 이상이 항체를 보유하면 집단면역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집단 면역이 형성돼 감염병이 종식된 사례가 없고 코로나19 항체 보유 기간이 3개월 수준으로 알려지는 등 지적이 잇따라 집단면역이 도입되지는 않았다. 집단면역은 한 번 형성된 항체가 10개월 이상 지속해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일부러 코로나19에 두 번 감염돼 항체 형성 실험을 진행한 알렉산더 체푸르노프 러시아 연구자는 첫 번째 감염 후 3개월 만에 항체가 사라졌다며 재감염 당시 첫 번째 감염보다 증상이 훨씬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을 맞아도 일시적 효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레이엄 쿡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1세대 백신은 불완전할 가능성이 있어 감염 예방보다 증상 약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대다수가 면역이 없는 상황에서) 백신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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