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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편한 삶 어디"…전주교도소 노래방 설치, 비난여론 확산
2020-10-29 17:34:03 2020-10-29 17:34:03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전북 전주교도소가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설치한 '심신 치유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노래방과 게임기 설치로 '과도한 범죄자 배려'란 비난이 나오는 가운데 교도소 측은 "잠재적 교정사고를 예방하는 취지로 '노래방 기기'를 구입한 것뿐"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28일 전주교도소는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신 치유실'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에서는 음향기기를 갖춘 노래방 3곳과 게임기 2대, 상담실 등이 마련됐으며 비용은 5000만원 상당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방은 수용자 사전 신청으로 운영된다. 사형수나 자해 등 수감 스트레스가 큰 수용자가 우선권을 갖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상에선 "죄를 짓고 들어간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건 당연하다. 심신치유는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 "교도소가 휴양소도 아니고 노래방이 웬 말이냐", "범죄자 인권 챙기는 건 피해자의 고통만 더해준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시설 폐쇄를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주교도소 심신 치유실을 당장 폐쇄해 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범죄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법으로 정한 규범을 어긴 사람"이라며 "교도소는 죄의 경중을 떠나 다시는 그곳을 돌아가고 싶지 않도록 혹독하고 처절한 곳이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러나 삼시세끼를 다 해결해주고 춥든 덥든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주면 얼마나 편하겠느냐"며 "노래방과 오락기까지 제공하면 이보다 더 편한 삶이 어디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신 치유실을 설치할 돈을 범죄 피해를 본 이들을 적극적으로 구제하든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며 "계획적 또는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선택은 본인이 한 것이니 그들은 핍박받고 억압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전주교도소 측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심신 치유실에 '노래방 기기'를 구비한 것"이라며 "관련 기기는 장기수나 심적 불안정 수용자 중 상담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교도소에는 자살과 자해 및 폭행 우려가 있는 수용자가 다수 있으며 시설이 낡아 환경이 열악하다. 심신 치유실은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배려보다 잠재적 교정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북 전주교도소는 28일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을 위해 '심신 치유실'을 개관했다고 밝혔다.사진/전주교도소·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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