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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코로나 벗어나나 했더니 '파업 충격'
한국지엠·기아차 등 생산 차질 불가피
전년 수준 회복한 판매 감소 돌아설 듯
2020-11-23 05:31:00 2020-11-23 05:31: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연초부터 계속된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는 듯했던 완성차 업계가 파업 충격으로 다시 한번 휘청일 위기에 처했다. 누적된 판매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판매는 70여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판매가 줄었지만 9월에 소폭 증가한 데 이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기 광명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모습.사진/뉴시스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고 그 여파가 커지면서 상반기 완성차 업체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21.5% 감소했다. 그러다 대체로 5~6월을 저점으로 축소 폭을 크게 줄이거나 증가로 돌아섰고 이후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곳은 한국지엠과 기아차다. 상반기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30% 가까이 줄었던 한국지엠은 7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덕분에 10월 누적 기준 감소 폭은 11.5%로 축소됐다. 기아차도 7~8월 감소율을 한 자릿수로 줄였고 9~10월에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판매 감소 폭은 상반기 14%에서 절반 수준인 7%대로 낮아졌다.
 
하지만 파업의 영향으로 상황이 다시 급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하루 4시간씩 단축 근무하는 방식의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특근도 전면 거부한다. 노조의 이번 결정으로 기아차는 1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업과 특근 거부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생산 차질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회사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등을 제시하고 노조는 기본급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지만 서로 수용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이미 1만3400대의 생산손실이 발생했다. 이달 말까지 투쟁이 계속된다면 목표의 51%인 2만2300대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시작된 적자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르노삼성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노조위원장이 연임했고 회사의 정비지점 매각 등에 반발하고 있는 상태라 강경투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20%대였던 전년동기 대비 판매 감소폭이 하반기 40~50%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판매가 더 악화했다. 사실상 내수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하반기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악영향을 받았고 상반기 돌풍을 일으킨 XM3의 판매도 줄었기 때문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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