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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여성창업이 성공하려면
2020-11-24 06:00:00 2020-11-25 08:32:28
여성의 창업이 활발하다. 창업은 창업가자신은 물론 우리사회에 일자리와 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여성창업은 여성기업의 여성고용률이 70.1%로 남성기업보다 두 배나 높다는 점에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의 제고에 크게 기여한다.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33위이지만 지난 10년(2009~2019)간 OECD 평균증가치보다 2배 가까운 6%에 이른다. 여성창업증가율도 10년간(2008~2018) 전체기업 25.1%보다 높은 29.3%다. 여성고용증대에 긍정적 수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생존과 성장에 난관도 있다. 
 
첫째, 여성으로써 출산·육아에 따른 경력단절과 일·가정양립의 어려움이다. 20대에 가장 왕성한 기업가정신은 30~40대에 하락하는데 이는 사업 중단이나 경영애로의 원인이기도 하다. 둘째는 자본취약성과 영세성이다. 여성기업의 평균자산과 자본금은 남성의 1/2수준이며 특히 사회적 자산으로 중시되는 네트워크는 남성의 1/4에 불과하다. 이러한 자원부족은 창업초기에 맞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서 위기를 맞는다. 대부분이 영세규모의 생계형 창업을 하므로 소상공인이 많아 그 비율은 89.2%에 달한다. 중견기업이상 규모는 161개에 불과하다. 평균매출은 남성기업의 절반수준이며 수출은 전체금액의 1.1%에 불과하다. 
 
셋째는 경쟁의 과열이다. 여성은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숙박업·개인서비스업 등 경쟁과열(red ocean)업종에 몰려있다. 전체 음식숙박업의 61.3%, 개인서비스업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술기업이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 전체기업 중 혁신기업이 19%이지만 여성기업은 5%에 불과하다. 성장한 기술기업이 진출한 코스닥시장의 여성기업 비율은 4.5%에 그치고 있다. 즉 영세성과 과열경쟁, 낮은 기술력이 기업의 경쟁력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 여성기업의 5년 생존율은 25.6%로 남성기업 32.3%보다 낮다. 
 
하지만 여성창업 생태계는 나아지고 있다. 젊은 세대 특히 20대 창업이 활발하다. 예로써 여성창업경진대회 참가 스타트업 중 20대 비율은 19.1%(2018)에서 29%(2020)로 대폭 늘었다. 여성의 기업가적 태도는 20대에 최고조에 달하며 오히려 남성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창업내용도 ICT, 바이오, 콘텐츠 등 기술기반창업이 증가하고 있고, 벤처기업 등 인증기업도 늘어 여성벤처기업비율이 전체의 8.2%(2015)에서 9.5%(2018)로 증가했다. 자금조달도 사업성이나 미래 성장성을 중시하는 투자방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2018년 여성기업 투자유치금액은 2290억 원에서 2019년 2783억 원으로 21%가 증가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모습은 여성창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몇 가지 여성창업의 성공요건을 살펴보면 첫째, 여성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다. 미국의 여성컨설턴트 벤슨은 “여성기업가의 가장 큰 성공자산은 여성성(Femininity)”이라며 여성의 세밀함과 관찰력을 강조했다. 여성은 주도적 소비자로써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패션, 뷰티, 식품, 콘텐츠 등에서 유리하다. 둘째는 주변자원의 활용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네트워크, 정부사업 참여, 투자유치 및 마케팅에서 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부분에 적극 힘쓰면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계 20대 여성기업가들’의 성공비결은 ‘좋은 네트워크’와 ‘방송·SNS’를 통한 소통과 홍보를 통한 사업의 협력과 확장을 이끌어내는데 있었다. 셋째, 도전적 자세가 필요하다. 여성은 안정성추구와 위험회피의 경향이 있어 자금차입이나 투자에 소극적인 면이 있다. 성장을 위해 도전적이고 확장적인 목표를 정하고 이를 멘토나 전문가와 사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성창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창업가 자신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사전준비가 우선되어야 한다. 창업보다는 창업이후의 생존과 성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도 창업을 촉진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창업의 단계를 넘어서고 규모의 경제면에서 성장(scale up)에 이르도록 정부지원이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강점을 살려 위미노믹스(Womenonics)시대의 여성창업가들이 창업과 더불어 지속적인 경영안정과 성장을 통하여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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