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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 밑으로 꺾인 비트코인…2018년 악몽 재현되나
하루 새 낙폭 20~25% 하락…이더리움 등 동반 하락
전문가들 "가격 조정의 시작…다시 회복 가능성 있어"
2021-01-11 18:02:32 2021-01-11 18:02:3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역대 처음으로 4만달러를 돌파하며 4800만원선까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해왔던 비트코인이 11일을 기점으로 4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아직까지도 변동폭이 큰 만큼 안전자산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1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20분 현재 개당 3836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약 11.6%, 최고점 대비로는 약 20% 하락했다. 최근 3일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일 4855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하루 동안에만 3800만원선에서 4000만원선을 오가며 소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모양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비트코인은 10% 이상 하락해 4000만원 아래로 주저앉은 상태다.
 
최근 한주간 비트코인 가격과 시가총액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날 오후 3시 기준 이더리움(-14.8%), 리플(-13.45%), 비트코인캐시(-19.24%), 이오스(-10.79%) 등 주요 가상통화들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가치가 반등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가치가 반등하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강세 속도 조절 의지를 보이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장중하락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외에도 최근 단기간 내 가격 급등으로 시장 부담이 커진데다 채굴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점도 가상화폐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관측된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라 불리는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와 채굴자들이 최근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면서 매도 압력이 높아졌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해온 기관투자자들도 매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표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의 검찰 수사 이슈 등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테더는 충분한 달러 유보금없이 코인을 발행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러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할지를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갈린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대규모 온라인 결제기업인 페이팔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선언한 점, 각국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가상화폐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신한은행이 지난 7일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 수탁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 의사를 밝혔고, 국민은행도 지난해 11월 한국 디지털에셋(KODA)에 전략적 투자를 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격 변동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보인 가격 상승에 대해 ‘거품’이라면서 “비트코인은 안전적인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며, 결국 거품도 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달러가 강세 전환하면서 가상화폐시장에서도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점도 부담감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가상화폐 가격 자체의 조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골드로서 역할을 하려면 가격이 안정화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하루에도 몇십프로씩 상승과 하락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아직까진 투기적 성격이 짙다. 다만 달러약세에 미국 금리가 안정을 찾고,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가 되거나 각국 은행에서 가상화폐를 자산으로서 가치를 부여하면 가격 상승이 다시 이뤄질 것이다. 현재 시점에선 공급과 수요에 따라 변동성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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