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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쇼크 딛고 새판짜는 김승연의 한화…새해 날갯짓
김승연 회장 3월 주총서 한화 대표이사로 경영복귀할 듯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아들 3남의 승계구도도 윤곽 드러나
2021-01-18 05:47:06 2021-01-18 05:47:06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경영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에서 수소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니콜라'가 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제동이 걸렸지만,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전화위복에 총력을 쏟고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사진/한화
 
17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내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에 따른 취업제한이 만료됨에 따라 지주사격인 한화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한화를 비롯해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갤러리아 등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의 복귀다.
 
김 회장의 복귀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한화 그룹에서는 사업구조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금융 등 주요 계열사들에 김 회장의 뒤를 이을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를 포진하면서 후계 구도도 윤곽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지난해 9월 조기인사를 통해 사장에 오르며 태양광을 필두로 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장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삼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같은해 연말 인사를 통해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복귀한 것은 이 같은 형님의 에너지 사업 확장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한화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등 금융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에서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M&A)도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 한화솔루션은 미국 수소 고압탱크 업체인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한 데 이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키며 투자 재원 마련도 성공시켰다. 새해 들어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우주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고, 한화에너지가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JV)를 설립해 미국시장에서 태양광사업 확장을 밝히는 등 숨가쁜 행보가 계속됐다. 또 최근 한화종합화학의 국내 증시 상장 주관사가 선정되면서 지배구조 완성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세 아들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한 밑그림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력 계열사들의 통합을 통한 한화솔루션의 출범과 삼남의 한화에너지 복귀, 한화종합화학의 IPO 추진 등 지난해부터 추진된 일련의 행보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는 M&A는) 큰 틀에서 4차산업혁명으로 전 세계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핵심 사업을 발굴하고자 하는 김 회장의 의지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 "김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우주항공,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화그룹에 큰 충격을 안겼던 니콜라발 악재의 경우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회장의 사임으로 부담 요인을 어느 정도는 털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GM 부회장 출신인 스티븐 거스키가 니콜라를 새롭게 이끌면서 기존의 계획대로 핵심 기술 확보에 성공할 경우, 대대적인 수소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가 한화 안팎에 잔류하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은 니콜라를 통해 미국 내 수소 충전소 운영 및 수소 충전소용 태양광 모듈과 전력 공급, 수소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등 다양한 사업 추진이 예정돼 있었다.
 
일련의 논란을 차치하고 투자 수익률만 따져 봤을 때도 투자 실패 사례로 치부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한화 계열사들이 니콜라 지분을 인수할 당시 한 주당 매입 단가는 약 4.5달러다. 지난해 93.9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급락한 현 시점의 주가도 20달러선(14일 종가기준 21.31달러)을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4배 넘는 수익을 얻은 셈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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