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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체지방 빼고 근육 늘린 빅히트, 증시조정 무시하고 달린다
네이버-YG와 동맹, '위버스' 외연·내실 확장…"위버스, 2년 내 1조 매출 가능"
보수적 시각 이베스트도 '21만→25만→35만원' 목표가 대폭 상향
2021-02-05 14:00:00 2021-02-08 08:29:04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빅히트(352820)가 연일 강세 행진 중이다. 상장 당시 몸에 달라붙었던 붓기는 쏙 빼내고 그 자리를 근육으로 채우며 몸집 키우기에 들어갔다. 
 
5일 빅히트는 장 시작부터 강세를 보이며 1%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달 18일(16만5000원)부터 3주간 강세를 이어가며 공모 당시의 주가 수준에 근접했다. 
 
빅히트는 지난해 상장한 직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상장 첫날인 10월15일엔 공모가의 2배인 27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한때 상한가까지 치솟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마감했다. 이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급락, 결국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3개월 가까이 조정을 거친 덕분에 공모 당시의 거품은 쏙 빠졌고 이후 체질 개선 과정을 거쳐 재반등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는 지난달 발표한 NAVER(03542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와의 전략적 제휴가 도화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네이버는 빅히트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의 운영사인 비엔엑스(위버스컴퍼니로 변경)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3548억원)와 구주 인수 등의 방식으로 총 4118억원을 투자, 지분 49%를 인수했다. 빅히트는 투자받은 돈으로 네이버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2000억원을 투자해 네이버의 실시간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 사업부를 넘겨받았다. 이제 브이라이브는 위버스에 속한다.  
 
또한 빅히트는 YG플러스에도 700억원을 투자, 빅히트(5.49%)와 비엔엑스(7.33%)가 함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와 별개로 네이버는 YG엔터와도 지분으로 전략적 관계를 맺었다. 
 
빅히트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는 이미 타 기획사 아티스트들이 입점하고 있다. <사진/ 위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지분을 서로 주고받고, 구주에 신주를 얹어 배정하는 등 내용은 복잡해 보이지만 이것이 표방하는 것은 단순하다, 빅히트와 네이버, YG엔터가 위버스라는 플랫폼 위에서 공생하는 관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플랫폼에 국내 다른 가수들 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끌어들여 수입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 플랫폼 강자와 K팝 콘텐츠의 강자들이 제휴하는 빅딜이 성사되면서 빅히트의 미래 성장에 대해 의심하던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 매수에 나서며 주가도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기관은 이번 계약이 성사될 즈음부터 매수에 나섰다. 특히 연기금은 1월 중순부터 매일 주식을 사 모으는 중이다. 외국인 또한 2월 들어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오직 개인만 매도하고 있다. 
 
이번 빅딜과 주가 상승과 관련해 눈여겨볼 증권사가 두 곳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두 증권사 모두 빅히트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지만 목표가 산정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 상장 당시 38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와 달리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훨씬 낮은 21만2000원의 목표가를 냈다가 거품이 빠진 뒤에 높여 주목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딜로 빅히트가 K팝 스트리밍·커머스 통합 플랫폼에서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이번 계약으로 빅히트는 브이라이브 3000만명, 위버스 470만명을 더해 약 3500만명의 MAU를 확보, 팬 데이터를 갖게 됐으며, 네이버의 기술력이 통합돼 마케팅이 용이해지고 제작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빅히트 계열 기획사 가수들 외에 YG의 블랙핑크, 트래져, 빅뱅까지 들어오면서 시너지가 생겨 앞으로 타 기획사의 아티스트들도 그 효과를 얻기 위해 위버스에 수수료를 내고 입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 오프라인 투어가 가능해질 경우 빅히트의 MD 매출은 5000억원, 여기에 블랙핑크, 트래져, 빅뱅 등 타 아티스트들이 5000억원을 추가로 만들어주면 500억원의 수수료를 얻게 된다”며 “앞으로 나오는 신인들을 감안하면 꾸준한 매출이 발생해, 2년 내 위버스 거래액은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YG PLUS(037270)에 주목했다. 빅히트에게 2대주주 지위를 내주고 얻기만 했다는 것. 자사 아티스트들의 MD를 위버스에 위탁할 수 있게 된 데다 빅히트의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갖게 돼 일정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가 국내외 유일한 글로벌 팬 플랫폼(위버스)의 가치를 높여, 글로벌 팬 플랫폼 시장의 선도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초석으로 해석했다. 그는 글로벌 넘버원 플랫폼이 가져다줄 올해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빅히트 목표가는 11월15일에 32만원으로 낮춘 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반대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상장 당시 21만2000원이었던 목표가를 11월17일 25만원으로 조정했다가 지난 1월28일 35만원으로 크게 높였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9일 발표될 MSCI 정기 변경에서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있는 4종목에 빅히트를 포함시켰다. 이 중 한 종목이라도 편입에 성공한다면 최대 2100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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