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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이성윤 유력…외부 인사들 "안 한다"
문 정부 임기말 맡을 적임자…'검언유착 의혹' 수사실패 등 흠 많아
외부 인사 기용설 나오지만 "중수청 도입되면 검찰총장직은 허울뿐"
2021-03-04 17:17:09 2021-03-04 17:17:0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즉각 윤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와 동시에 검찰은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4기)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에 정해진 관련절차를 밟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청와대와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23기)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2개월 남짓인 상황에서 당청과 각을 세우지 않을 만한 인물이라는 점이 평가를 받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으로 검찰개혁 과제가 일단락 난 상황에서 안정에 초점을 맞출 거란 분석이다.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문 대통령이 잔여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그만큼 두터운 신망을 받는 인물을 낙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지검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이 정부 출범과 함께 검사장으로 승진해 요직을 거쳐왔다. 법무부 검찰국장 재직시 박상기·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보좌한 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영전 뒤에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검찰개혁 추진을 지지했다. 
 
다만,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 실패와 친정부 성향이 강하다는 이유로 검찰 내 평가는 매우 박하다. 윤 총장 이후 요동치는 검찰을 제대로 추스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무엇보다 령이 서겠느냐"고 말했다.
 
게다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입금지 의혹'여 연루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같이 연루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5일 수원지법에서 오대석 영장전담판사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26기)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 지검장 정도는 아니지만 이 국장 역시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는 평가다. 윤 총장 이후 전체적인 검찰의 물갈이가 가능하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법연수원 기수가 검찰총장으로 기용되면 선배 기수들이 용퇴하는 조직문화가 있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당연직 위원이지만 후보로 지명되면 위원직에서 배제된다. 친정부 검사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도 거론되지만 사법연수원 27기로, 총장 기용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번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서 현직 고검장 이름들은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 정부 이전과 비교해볼 때는 이례적이다.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 등 전국 6개 고검 고검장들은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한 지난해 11월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반발한 바 있다. 
 
외부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여권이 중수청 설치를 강행할 경우 검찰총장이란 직책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들 중 한 고검장 출신 법조인은 "거기 들어가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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