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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테마주도 옥석을 가리자
2021-04-08 06:00:00 2021-04-08 06:00:00
최근 한 달 동안 코스닥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상승률(5%)은 코스피 상승률을 두배 가량 웃돌았다. 코스닥 상승의 중심에는 테마주가 있다.
 
특히 최근 증시는 '정치테마주'로 인해 그야말로 요동을 치고 있다. 정치 테마주의 롤러코스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났지만 대통령 선거 역시 내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테마주의 경우 대선까지 1년이 남은 시점부터 널뛰기 시작한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 되면 차기 여권 또는 야권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르는 정치인이 있으면 관련 테마주는 또 기승을 부릴지도 모른다.
 
'정치테마주는 절대 투자하면 안된다' 식의 공자님 말씀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테마주는 일반적으로 급등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소위 '대박'을 노리고 매수 참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투자 성향에 따라 테마주를 선호하는 사람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금지선을 그어봐야 소용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서 '정치인 테마주'와 '정책 테마주'를 구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위험한 테마주는 바로 정치인 테마주다. 
 
정치인 테마주의 경우 해당 인물과의 관련주로 엮여진 이유는 학연 또는 지연 등으로 이어져있음을 볼수 있다. 당연히 특정 정치인과 관련이 있다고 해당 기업의 호재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하루 만에 상한가를 가는 경우도 있지만, 하한가를 가는 경우도 있다.
 
정치인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헛웃음'만 나온다.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테마주로 거론되는 어떤 기업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 라는 이유만으로 관련주로 묶여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다른 나라 주식 시장에도 정치 테마주는 있지만,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라기 보다는 후보가 당선돼서 펼칠 정책에 주목하는 테마주라는 점이 다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뛰어오르는 식이다.
 
우리나라 정치 테마주는 대선 주자와 학연, 지연, 혈연을 억지로 꿰맞추듯 급조한 테마주가 대부분이다. 시가총액이 작고 거래량이 적은 기업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그럴수록 일부 투자자들이 테마주라는 말을 퍼뜨리며 주가를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테마주라 불리는 종목들 중 코스피 대형주는 거의 없고 대부분 코스닥 중소형주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실적도 형편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급등락한 정치 관련 주요 테마주 12개 중 5개가 영업적자 기업으로 나타났다.
 
물론 업계에서는 주식 자체가 위험을 무릅쓰고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테마주 전체를 마냥 배격할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요즘처럼 증시에 뚜렷한 호재가 없다면, 테마주 하나를 잘 골라 단타 매매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테마의 연속성과 개별 업체의 연관성, 장기 성장성, 핵심기술 보유 여부 등을 파악해 옥석을 가리는 게 관건이다. 보궐선거는 끝났지만, 이제 대선이 남아 있다. 테마주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정치인 테마주에는 되도록 눈을 돌리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이종용 증권부장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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