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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면 아파트 산다"…갭투자 성지된 지방 중소도시
저가 아파트 찾아 투자 수요 몰려…세금 폭탄 등 피할 수 있어 인기
2021-09-01 15:15:19 2021-09-01 15:15:19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방 아파트 시장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갭투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 대부분이 지방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에 공시지가 1억원 이하 매물이 몰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 1억원 이하 매물은 다주택자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지방 아파트 시장 전세가율이 높은 것도 갭투자가 성행하는 이유로 꼽힌다.
 
1일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갭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로 나타났다. 총 166건의 갭투자가 발생했다. 이어 경기 평택시(156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139건), 경북 구미시(131건), 충남 아산시(128건) 순이다. 1위에서 5위까지 경기 평택시를 제외하고 모두 지방 중소 도시가 차지한 것이다.
 
먼저 지방 중소도시에서 갭투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공시가격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에도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세금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보유 중인 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을 최대 3%에서 최대 12%까지 높였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1억원 미만이면 주택 수에 관계없이 기본 취득세율(1.1%)만 적용된다.
 
아울러 1억원 미만 주택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도할 때 다주택자에겐 양도세율이 10∼20% 포인트 중과되지만, 서울·경기·세종·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을 양도할 때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시지가 1억원이 넘어서 양도세 중과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방 중소도시에서 갭투자가 많이 발생한 단지 가격은 대부분 1억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실거래가 1억원 초반대 주택은 대부분 공시지가가 1억원 미만이다.
 
일례로 갭투자 1위를 차지한 경남 김해시에서는 무계동에 위치한 석봉마을 주요 단지에서 6월 1일부터 8월말까지 총 78건의 매매가 이뤄졌는데, 최고가가 1억3300만원에 머물렀다.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는 낮은 공시지가 주택을 찾다보니 투자 수요가 지방 중소도시까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방 전세가율이 서울 및 수도권보다 높은 것도 갭투자가 성행할 수 있는 조건으로 꼽힌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높지 않기 때문에 1~2천만원이면 갭투자가 가능한 매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히려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단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광역시까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방 중소도시에 대한 투자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방 광역시까지 규제가 강화되자, 풍선효과로 지방 중소도시들의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라며 “최근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내년 정부가 시장에 돈을 많이 풀 것으로 예상되면서 갈 곳 잃은 투자수요가 비규제지역 및 저가의 지방 신규 아파트로 몰리 가능성이 높다. 내년까지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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