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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냐 홍준표냐…결과 따라 '몸값' 달라질 안철수
중도 확장 위해 홍준표는 안철수 '절실'… 지지층 견고한 윤석열은 '느긋'
2021-11-04 17:32:58 2021-11-04 17:32:5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의힘이 5일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가운데 대권 3수생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몸값은 누가 후보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현재로선 홍준표 후보로 확정돼야 안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도 확장성은 본선 결과를 가름하는 승부처다. 이에 이념적으로 강성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홍 후보는 중도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라도 안 대표의 조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안 대표와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하듯 세력 대 세력으로 연대해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안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단일화할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다"면서 "제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고 나온 것"이라고 완주 의지를 다졌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이런 발언을 '몸값 높이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반복된 중도 포기 선언으로 '철수 정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이번만은 완주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대선이 초박빙으로 흐를수록 야권 내부에서 단일화 압박이 거세져 결국 단일화를 받아들이지 않겠냐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단일화 거부로 표가 분산될 경우 안 대표가 맞닥뜨릴 비판도 만만찮다.  
 
초박빙의 대선 국면에선 단 몇%포인트로 승패가 갈리는 만큼 야권 주자들은 안 대표를 극진히 모시겠다고 약속하면서 구애작전을 펴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같은 날 "후보가 되면 단일화를 바로 추진하려고 한다"며 "어지간한 조건이면, 원하는 것 다 들어줄 것"이라고 했고, 원희룡 후보도 "안 대표와 단일화는 필수"라며 "안 대표와 악연이 없다. 내가 훨씬 더 소통이나 케미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자들이 저마다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윤석열 후보는 단일화에 느긋한 편이다. 윤 후보가 중도층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기 때문에 안 대표와 단일화에 성급하게 나서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자칫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계산과 함께, 이준석 대표의 거듭된 반대 의사도 존중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세대별로 지지층이 다르다는 점도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노력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엄경영 시대정신 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고령층 유권자는 지지 대상을 잘 안 바꾸는 경향이 있다"며 "60대 이상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는 윤 후보의 경우, 지지하는 세대들의 충성도와 결집도가 강해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정적으로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반면 대선이 다자구도로 갈수록 2030세대는 심상정·김동연·안철수 등 제3후보로 이탈할 수 있어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홍 후보는 안 대표의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놓고 이견이 나온다. 안 대표와 악연이 깊은 이준석 대표는 '거간꾼’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안 대표와의 단일화 주장을 '해당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 대표 지지율이) 3%라도 위협적"이라고 진단하면서, 안 대표 마음을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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