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2030세대와 5060세대 당원들의 세대 대결이 확전되고 있다.
국민의힘 탈당·회비 해지 인증글이 7일 오후 2시 기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2600여개 정도 올라왔다.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2030세대 당원들을 중심으로 "민심을 거스른 경선 결과"라며 탈당 행렬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도 2030 당원들의 글이 쇄도했다. 이들은 "'당심'에 밀려 민심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지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글과 함께 탈당 의사를 밝혔다. 한 20대 당원은 "여러분의 터널 시야 같이 꽉 막힌 생각이 저희 20대, 30대를 '대깨문'으로 만들어 배척하니 저희는 이 당을 떠나려 한다"고 썼다. 또 다른 20대 당원도 "'노인의힘', '틀니의힘'이란 말이 왜 나오는지 이번 대선을 통해 뼈 아프게 체감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자 5060세대 당원들은 "좌파위장당원 간첩들"이라고 맞섰다. 이번 경선에서 60대 이상은 윤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했다. 이들은 "역선택을 온몸으로 막아낸 국민의힘 당원들이 자랑스럽다"고 게시물 댓글을 달았다. 홍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30대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홍 후보에게 향한 2030의 지지에 민주당 색을 입히며 역선택, 위장 당원 취급을 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5060세대 당원들은 "경선이 끝났으면 당대표와 대통령 후보 말을 따라야 한다"며 "뜻대로 안 된다고 2030으로 협박하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 정권교체 방해하지 마라"고 맞받았다.
후보 선출이 세대 간 논란으로 확전하자 당 지도부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6일 마포구 한 카페에서 윤 후보와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앞으로 젊은 세대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이해하고 노력하면 각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에 큰 지지를 보여줬던 2030세대가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보내도록 윤 후보와 제가 더 노력하겠다"고 달랬다.
이런 가운데 석패한 홍 후보를 향한 2030세대의 지지는 그치지 않고 있다. 홍 후보는 7일 오전 페이스북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2030세대 당원들은 홍 후보의 게시물에 "홍준표 후보가 창당이라도 한다는 건가", "창당은 아니어도 플랫폼 기반으로 청년들 계파 키우려는 건가", "자고 일어났더니 홍준표 후보가 청년 플랫폼을 만든다는데, 기대되고 참여할 생각" 등의 반응으로 탈당은 일단 보류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한 젊은 당원은 "이번에 탈당을 하면 다음 지방선거 경선 때 투표권한이 없어 노인 비율만 높아지고 새로 정치를 시작하는 젊은 정치인들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분노는 알겠지만 보수개혁을 위해 남아서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의 만류로 2030당원들의 탈당 보류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탈당 인증글'은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할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연일 업로드되는 글들로 '서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경고문이 뜰 정도로 세대 간 대결도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할말 있어요' 게시판에 7일 2030당원들과 6070당원들이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힘 20대 당원이 인증한 탈당신고서/커뮤니티 캡처
국민의힘 2030 당원들의 '탈당 러쉬' 사이에서 탈당을 보류하겠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커뮤니티 캡처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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