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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코스피 박스권에도 시장지수 ETN은 '활기'
10월 ETN 거래대금 전월비 61% 증가
코스피200·코스닥150 활용 ETN 신규 상장 영향
'원유 투기상품' 이미지 벗을까
2021-11-22 08:00:00 2021-11-22 08: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상장지수증권(ETN)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시장대표지수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난달 새로 상장한 관련 ETN으로 흘러들어가면서다. ETN은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해 만기 수익을 약속하는 상품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만기 이전에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66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60.9% 증가했다.
 
그 중 202억원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시장대표지수를 활용한 ETN에서 발생한 거래대금이다. 지난달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N 13종을 발행했다.
 
시장대표지수는 ETF에만 허용돼 있었지만, 지난해 금융당국은 ETF와 ETN 시장 건전화 방안의 대책으로 ETN도 시장대표지수를 활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작년 원유 급락 사태와 맞물려 원유 ETN이 투기 상품으로 전락하며 시장에 혼란을 주면서 나온 조치다. 이에 지난해 KRX300 지수를 활용한 ETN 상장을 시작으로 시장대표지수 ETN이 등장했으며, 최근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대해서도 길이 열렸다. 거래소는 지난 9월 증권사로부터 일괄적으로 예비심사 신청을 받고 지난달 21일 동시에 상장시켰다.
 
거래소 관계자는 "10월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기반하는 ETN이 총 7개 발행사에서 22종목을 상장시켰다. 그 영향으로 10월에 ETN 시장의 거래대금이 상당히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ETN 거래 상위 종목들은 주로 천연가스나 원유, 금 등 원자재 ETN이나 레버리지로 높은 수익률을 좇는 '레버리지'·'곱버스(인버스x2)' 상품들이 차지했지만, 시장대표지수 ETN 상장 이후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10월 한달 가장 많이 거래된 ETN은 '삼성 코스피200 ETN'으로 하루 평균 176억5000만원어치가 거래됐다. 뒤이어 'TRUE 코스피200 ETN'(123억원), '삼성 코스닥 150 ETN'(100억원), '신한 코스피200 ETN'(59억원)이 거래 상위를 차지했다. 
 
ETN은 하루 2~3조원이 거래되는 ETF와 비교하면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기존의 '원유 투기 상품'이란 이미지를 벗고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활용한 ETN 출시는 ETF처럼 보편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 숙원사업이었다"며 "ETN은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ETF와 달리 추적오차가 발생하지 않고, 비용 면에서도 ETF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N만 해도 134개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메타버스나 뉴딜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특색있는 유형뿐 아니라 기존에 라인이 빈약했던 채권쪽 ETN 역시 상품 라인업이 형성되고 있다. 올해 ETN 시장에 첫발을 뗀 메리츠증권은 물가 연동 국채 상품을 비롯해 다양한 채권 ETN을 선봬고 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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