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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전두환 빈소, 5공 인사들 조문…빈소 밖에선 규탄시위
시민단체들 "사죄 없이 떠났다" "사과하지 않는자, 살아갈 가치 없다" 항의
2021-11-23 20:33:37 2021-11-24 08:32:33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23일 사망한 전두환씨의 빈소에는 5공 정치인들이나 전씨가 이끌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 출신 인사들이 조문을 왔을 뿐 현직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없었다. 
 
전씨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2층 특실1호실에 마련됐다. 특실1호실은 해당 장례식장에서 가장 큰 곳으로, 2018년 7월23일 노회찬 정의당 대표가 작고했을 때 사용됐다. 그만큼 많은 조문객들이 올 것으로 예상될 때 쓰는 빈소이지만, 조문객이 많지 않아 빈소는 썰렁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이날 오후 4시30분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여서 빈소로 들어갔다. 이어 민주정의당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이영일 전 의원과 하나회 고명승 전 육군 3군사령관이 조문했다. 백담사 주지를 지낸 도후 스님이 빈소를 찾았다. 유흥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전씨의 측근이자 5공 시절 2인자로 불린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은 밤늦게까지 빈소를 지킬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대선주자 5인 모두 조문하러 오지 않았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빈소를 조문할 예정이다.
 
빈소 밖에선 전씨를 규탄하는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했다.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은 "국가 폭력의 만행에 단 한 마디의 사죄도 없이 떠나 국민을 허탈한 심정에 빠뜨렸다"고 규탄했다. 한 시민은 '사과하지 않는 자에게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은 없었지만 근조화환이나 근조기가 빈소로 전달됐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당 차원에서 조화를 보낸다고 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조화를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 빈소 안쪽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졌다.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례가 5일 장으로 치러진다"며 "발인은 오는 27일"이라고 밝혔다.  5일장을 치르는 이유에 대해 "셋째 아들인 재만씨가 내일(24일) 저녁이 돼야 귀국한다고 한다"며 "아들이 귀국하자 마자 발인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는 '장지가 결정됐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상주회가 결정할 몫"이라고 했다.
 
전두환씨의 빈소가 23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시장에 마련됐다/뉴스토마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전두환씨의 빈소로 당 차원에서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뉴스토마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3일 전두환씨의 빈소로 조화를 보냈다/뉴스토마토
23일 전두환씨의 빈소 출구 옆 근조기가 진열돼 있다/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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