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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전두환 빈소, 일베 탈 쓴 조문객부터 '박근혜 사칭' 조화 배달까지
정·재계 조문 뜸한 초라한 전두환 빈소…우리공화당 100여명 조문
2021-11-24 17:14:04 2021-11-24 17:27:55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전두환씨 빈소가 차려진 이튿날인 24일에도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은 뜸했다. 설상가상으로 일베(일간베스트) 탈을 쓴 조문객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칭한 조화까지 배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일베 마스코트인 '베충이' 인형탈을 쓴 일반 시민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하늘궁'이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쓴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후보의 여성 지지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9시쯤 박 전 대통령 이름으로 근조화환이 왔지만 해당 조화는 가짜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취재진들에게 해당 조화를 보낸 적이 없다고 확인해줬고, 현재 해당 조화는 빈소에서 사라진 상태다. 유 변호사 측은 이날 오후 6시쯤 조화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후 1시40분부터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조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빈소에 5공 정치인들이나 전씨가 이끌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 출신 인사들을 제외하고 현직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없어 빈소가 썰렁하다는 소식을 듣고 분통이 터져 조문을 왔다고 했다.
 
조원진 대표를 비롯해 우리공화당 당원 100여명은 인도를 막을 정도로 줄을 섰다. 이 과정에서 장례식장 1층 로비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졌고, 아수라장이 됐다. 
 
조 대표는 "전두환 빈소가 썰렁하다는 보도를 보고 화가 나서 당원들과 함께 조문하러 왔다"고 했다. 조문을 마친 조 대표는 전씨의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후보가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우리 공화당은 윤석열 망언이 취소되기 전까지 윤석열과 전면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전두환씨 빈소가)너무 한산할 것 같아 이렇게 다녀가는 게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서 온 것뿐"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 중 두 번째로 빈소를 찾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특임장관 시절 여러 번 찾아뵀고, 대구에 오셨을 때도 여러 번 뵌 일이 있어 명복을 빌러 왔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전씨에 대한 평가를 묻자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고 다만 돌아셨으니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짧게 답했다. 현역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조문한 사람은 전씨의 전 사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으로 전날 빈소를 찾았다.
 
오후 3시55분에는 빈소 앞에서 한 차례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빈소 앞에서 대기하면서 촬영을 하던 보수 유튜버들이 "전두환은 사죄하라"며 빈소에 나타난 일반 시민과 욕설을 하면서 충돌했다.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이들을 떨어뜨려 놓으며 충돌은 일단락됐다.
 
빈소를 찾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인간 모두는 명암이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특히 과오가 많은데, 과오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많은 교훈을 받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조문 배경을 밝혔다.
 
이후 전씨의 빈소를 찾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 박근령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조화 보내셨다는 얘기는 뉴스를 통해 들었다. 저는 갖고 있지 않고 아마 변호사님 통해 조화를 보내오시겠죠"라면서 "죽음이라는 건 용서와 화해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정치적 논리는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24일 전두환씨의 빈소 출구쪽에 근조화환에서 뗀 리본과 근조기가 나열돼 있다/뉴스토마토
24일 오전 전두환씨의 빈소로 배달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칭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현재 해당 조화는 없앤 상태다/전두환 장례식 공동취재단
24일 우리공화당 당원 100여명이 장례식장 앞에서 줄지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뉴스토마토
24일 전두환씨의 빈소로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대거 조문행렬을 이뤘다/뉴스토마토
24일 오후 전두환씨의 빈소로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일반 조문객들이 줄지어 조문행렬을 이뤘다/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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