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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삶 속에 ‘돌아봄’, MBC ‘내가 알던 내가 아냐’ 주는 메시지
2021-12-01 17:00:00 2021-12-01 17: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황혼이 되면 누구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바삐 살아가는 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단어는 멀게만 느껴진다. 그렇기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외면한 채 바삐 살아간다.
 
지난 1130일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내가 알던 내가 아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자신의 죽은 모습을 보고 1주일간 잠깐 멈춰 인생을 되돌아 보는 프로그램이다. 첫 주자는 육아의 신, 오은영 박사였다. 항상 모든 사람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그가 바삐 달려왔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의사, 후배, 친구, 엄마, 아내로서의 자신이 잘 살고 있는지를 돌아봤다.
 
오은영은 자신과 똑닮은 실물 크기 마네킹을 마주했다. 그는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고 감탄을 하면서도 당황스러워했다. 200844세에 대장암이 발견돼 건강에 위기가 있었던 그다. 오은영은 그때 우리 아들이 초등학생이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우리 남편?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다. 너무 그리울 것 같고. 이걸 보니 그때 굉장히 힘든 마음이 다시 떠오르면서 눈물이 난다. 요즘 내가 잘 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닮은 마네킹에게 열심히 잘 살았어라고 했다.
 
오은영은 절친 김주하 앵커와 정미정을 만났다. 이들과 만난 오은영은 죽음이라는 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건데 상상하면 두렵고 공포스럽다. 그러다 보니 눈을 가리고 마치 봉인된 주제처럼 다루질 못하는 면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또한 세상을 떠나면 떠난 사람보다 남은 사람의 몫이다. 다큐멘터리가 자신의 삶을 중간 점검하는 거다. ‘애썼다. 열심히 살았다는 말이 툭 튀어 나왔다. 손을 잡고 조금 쉬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죽음은 아니더라도 황혼을 미리 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기도 했다. 20168부작으로 기획된 MBC 예능 프로그램 미래일기. 바쁜 삶을 살아가는 연예인들에게 먼 미래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을 선사했다. 닥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감정에 늙은 자신의 모습, 사랑하는 배우자의 모습을 보고 하나 같이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내가 알던 내가 아냐미래일기의 공통점이 있다. 황혼, 죽음 자신의 끝자락에 마주하자 오히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빠르게 달리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 것 삶의 끝자락을 경험하고서야 진짜 소중한 것이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이 아이러니하게 현재를 더욱 가치 있게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내가 알던 내가 아냐는 바쁜 삶 속에 돌아봄이 정체가 아니라 또 다른 삶의 활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내가 알던 내가 아냐. 사진/SBS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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