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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초대석)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업권법, 규제·진흥 투트랙으로"
업권법 제정 과정서 진흥 같이 고려한 정책 마련 강조
사옥 확장 이전·보안성 강화 시스템 구축 등 외형·내실 다져
"업비트 독과점, 구조적 문제서 비롯…유효경쟁 없어 초과수익"
"산업 성장하려면 금융당국 인식 변화 중요…실명계좌 확보에 박차"
2021-12-08 06:00:00 2021-12-08 09:24:5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업권법의 방향성은 투자자보호를 위한 규제뿐 아니라 진흥도 같이 가야한다. 그래야 산업이 활성화된다."
 
가상자산 과세안이 내년에서 1년 더 연기된 이후 업권법 마련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6일 서울 강남역 부근 프로비트 사옥에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업권법 논의가 규제에 훨씬 더 초점이 맞춰있다며 아쉽다는 의견을 전했다.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사진/이선율기자
 
도 대표는 "최근 국회나 정부에서 업권법에 대한 여러 제안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초안을 보면 대부분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사업자를 규제하는 내용으로 담겨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앞으로 가상자산산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진흥도 같이 고려한 정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상자산 관련된 여러 사업안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허용되는 범위가 어느정도인지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 업권법 제정을 통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코인 ICO(가상자산 공개)가 금지돼있다고 알고 있는데 법률로서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는 규정은 없다. 어떤 범위와 조건내에서 허용되는지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비트는 사옥 확장 이전을 시작으로 최근 코인마켓 사업자로 신고수리까지 마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남역 인근으로 사옥을 확장이전하며 물리적 보안을 대거 확충했고, 직원들의 복지 공간인 사내 라운지를 새로 조성하며 외형과 내실을 다지고 있다. 안전하고 원활한 가상자산 거래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도 대표는 코인마켓으로 전환한뒤 매출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지만 실명계좌 확보 문턱만 잘 넘긴다면 좀더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도 대표는 "실명계좌가 없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사옥 확장 이전 및 보안성 강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등 건실하게 내실을 다져왔다"면서 "타 거래소 대비 보안성은 우리가 독보적이다. 지금까지 3년간 단 한차례의 보안사고도 발생한 적 없을 만큼 거래시스템이 잘 설계돼있다"고 소개했다.
 
프로비트 콜드월렛룸. 프로비트는 사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보안을 대거 확충했다. 콜드월렛 보관소는 이중 철문으로 특별 제작했으며 관리자, 감시자, 책임자 삼자 인증 시에만 출입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 강력한 보안 체계를 마련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사진/프로비트
 
프로비트는 지난 3일 강남역 인근으로 사옥을 확장 이전했다. 새로 조성한 사내 라운지는 직원들의 복지 공간으로, ‘블록체인 밋업’ 등 오프라인 행사를 추진하는 장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프로비트
 
특히 다양한 종류의 코인을 많이 상장시킬 수 있는 기술력이 수반됐다는 점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거래소 오픈 전부터 오랜기간 준비해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투자자들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면서 "다양한 코인들을 얼마나 빠른 시간내 상장시킬수 있느냐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사안인데 우리는 이미 그런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제기돼온 업비트 독과점 문제에 대해선 거래소간 유효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은 환경 조성을 한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도 대표는 "독점이 된 구조적 원인은 실명확인계좌를 받기 어려운 내부 제도에서 비롯된다"면서 "경제학 개론을 보면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면 초과수익이 발생하고, 경쟁이 활발해지면 초과수익이 사라지게 된다. 업비트가 올해 몇조원 이익을 거둔다는 것이 경제학적 접근에서 의미있는 경쟁을 펼치지 않은채 초과수익을 얻은 셈이다. 점유율이 높아도 경쟁이 심하면 그렇게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글로벌 시장은 시장의 제약이 없다보니 활발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이 국내서 잘하고 있지만 해외 진출은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국내서는 천문학적 돈을 버는 시장이지만 액티브한 경쟁이 이뤄지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힘을 잘 못쓰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의 인식의 변화가 가상자산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은행 및 금융당국에서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원화 거래소는 많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가상자산은 위험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앞으로 미래산업을 추진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준다면 (원화 거래소들이 추가로 나오는) 시간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실명계좌는 최단시간내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대체불가능토큰(NFT)와 디파이 등 다양한 신사업을 개척해 빠른 시간내 선두권 거래소로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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