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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만 안하면 정권 탈환? 연일 잡음 터지는 국민의힘
노재승 논란에 '신3김' 갈등도 여전…윤석열 결단 부재
2021-12-08 17:39:02 2021-12-08 17:39:02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의힘이 내홍 끝에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열을 재정비,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가운데 연일 터지는 잡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선대위 첫 회의에서 "윤석열 후보를 비롯한 선대위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공언한 게 무색할 정도다.
 
청년 표심을 의식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노재승씨의 왜곡된 역사관과 편협한 사고가 당장 도마 위에 올랐다. 노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폄하하거나, "정규직 제로시대" 등 노동의 가치조차 의심받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의 중심에 섰다. "가난한사람들은 맺힌 게 많다"는 표현에 이어 "김구는 국밥 좀 늦게 나왔다고 사람 죽인 인간"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독재 찬양,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문제가 돼 내정 7시간 만에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이 철회된 피부과 의사 함익병씨에 이어 노씨의 과거 글이 문제가 되자 당내에선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발언의 심각성이 노씨가 훨씬 더함에도 자진사퇴나 임명 철회 등 사태를 수습조차 못하면서 이중잣대라는 비판에도 처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후보의 결단력 부재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잇단 부실검증 논란에 말을 최대한 아꼈다. 그는 8일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노 위원장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선대위에서 전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 발언은 일반적인 통념을 벗어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선대위에서 이 분이 전에 하신 이야기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반복된 답만 내놨다. 노씨 임명 철회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가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노재승씨가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유세하는 모습.사진/오른소리 캡처
 
당 소속 의원들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여론과 동떨어진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옛말에 나라님도 없으면 욕한다고 했다"며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기의 개인적인 소회를 감정을 SNS에 올린 것에 불과하다"고 노씨를 두둔했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정부에서도 수백 문항을 만들어 검증해 봤지만 늘 허점이 생기는 것 같다"며 "함익병 선생님은 중도사퇴 하신 것 같고, 다른 분(노씨)은 그대로 활동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선대위는 노씨 발언의 진의를 검토하겠다면서도 당장 사퇴 등의 직접적인 조치는 내리지 않겠단 기조다.
 
인사 검증 부실에 이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등 이른바 신3김의 '불안한 동거'도 우려를 모은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에 대해 "난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며 "그 사람들 신경쓸 게 뭐 있나"라고 말해 앙금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어떤 선대위든 잡음이 있고 내부갈등이 있고 다 그렇다"고 했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 "필요하면 치열한 논쟁도 할 것"이라고 했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선대위 출범식에 이어 선대위 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새시대위원회는 중앙선대위 조직은 아니고 별도의 조직이기 때문에 참석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며 "깊은 상황은 개별적으로 말씀을 나눠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연일 크고 작은 잡음이 터져 나오면서 대선 가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창남 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라 밑바탕의 문제는 놔두고 껍데기만 갖다가 덮어버린 것"이라며 "선대위 내부에서 원활한 소통이 안 되고 알력 다툼이 벌어지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일찍 갈등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국민의힘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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