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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기업이 전기차까지' 중국 BYD, 이유 있는 선전
수직 계열화 유일 성공 사례…글로벌 4위·중국 2위
2021-12-09 15:02:40 2021-12-20 15:35:32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중국 배터리 기업 비야디(BYD)가 전기차 생산 기업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국내 배터리 3사를 위협하는 업계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차전지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지 제조사들의 약진 추세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0월 BYD 전기차 판매량은 8만289대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월간 판매량 기준 역대 최대로 테슬라 판매량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 비야디(BYD)의 전기차 한(漢). 사진/BYD 공식홈페이지
 
BYD는 배터리 기업이자 자동차 기업으로, 전기차 생산 업체 중 유일하게 일찌감치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했다. 지난 1995년 배터리 제조사에서 출발한 BYD는 2003년 완성차 제조 사업에 뛰어든 이후 2010년부터 전기차 생산에 나서면서 굴지의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 시총 3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BYD는 내수 시장의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지난해 6월 내놓은 전기차 모델 '한'은 1회 충전 주행거리 600km로 가격이 테슬라 모델3 대비 800만원 정도 저렴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BYD는 내수 시장에서 나아가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BYD는 올 여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탕'을 노르웨이에 수출했다. 탕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20km로 올해 말부터 판매된다. 
 
최근 들어서는 자사 배터리 대외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에서 나아가 배터리 제조 및 판매에도 힘을 싣는 것이다. BYD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니켈·코발·망간 또는 알루미늄(NCM·A) 배터리 대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30% 정도 저렴하고 부피가 크지 않아 공간 활용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이에 배터리 기업으로서의 성장세도 매섭다. SNE리서치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통계에 따르면 BYD 사용량은 18.4기가와트시(GWh)로 전년(6.2GWh) 대비 196.2% 성장했다. 점유율은 전체 8.5%로 세계 4위다. 중국 시장 팽창이 장기화하면서 CATL을 필두로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 대부분의 점유율이 탄력을 받았다. 같은 기간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45.8GWh(21.2%)로 2위, SK온(분사 전 SK이노베이션(096770))은 12.6GWh(5.8%)로 5위, 삼성SDI(006400)는 10.0GWh(4.6%)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비야디(BYD)의 블레이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진/BYD
 
최근 업계에서는 BYD가 테슬라에 LFP 기반 블레이드(칼날)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슷한 에너지 밀도를 가지면서도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600km에 달한다. 
 
BYD는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배터리 시장 입지를 굳히고 있다. 내년 도요타가 중국에 출시할 소형 순수 전기차에는 BYD의 배터리 기술이 들어간다. 앞서 도요타 BYD 지난해 연구개발(R&D) 합작사를 설립했다. 전기차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력 개선이 관건인만큼 양사가 협력을 통해 품질 좋고 저렴한 신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기차는 음성제어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와 주행거리를 결정짓는 배터리 기술에서 전통 완성차 업체를 능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차전문가들은 BYD의 성장 저력은 배터리 기술력이 뒷받침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전기차에 대한 이해 높은 배터리사의 배터리 기술력 개선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BYD가 배터리 제조사에서 전기차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전자 제어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 게선이 빠르게 있었던 것으로 본다"면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속적인 성능을 낼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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