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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주춤한 사이 미니밴·픽업트럭 속도 냈다
수입 세단 판매량 7년 만에 14만대로 떨어져
현대차 SUV 판매 비중 47.4%…세단 앞질러
차박·캠핑 열풍에 미니밴 판매량 10만대 회복
신형 렉스턴 스포츠·콜로라도로 수요 확대 기대
2022-02-22 16:03:38 2022-02-22 16:03:38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승용차의 대명사인 세단이 '패밀리카' 자리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내주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른바 '차박(자동차 숙박)', 캠핑 등이 인기를 끌면서 미니밴과 픽업트럭 판매량은 반등에 성공했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세단 판매량은 14만6215대로 전년과 비교해 6% 줄었다.
 
기아 4세대 카니발. (사진=기아)
 
그동안 15만~17만대 사이를 오갔던 판매량이 2014년(14만7193대) 이후 7년 만에 14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대로 수입 SUV 판매량은 11만8840대로 매년 1만대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현황을 보면 현대차(005380) 역시 지난해 SUV 점유율이 전년보다 4.1%포인트 늘어난 47.3%로 세단의 40.6%를 넘어섰다. 세단은 5.7%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는 라인업부터 세단보다 SUV가 더 풍성하다. 베뉴,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소형부터 대형까지 갖춰져 있다. 하지만 승용차는 소형이 단종됐고, 대표 인기 차종이었던 쏘나타가 부진한 상황이다. 전용 전기차도 모두 SUV다.
 
신차 계획도 SUV가 주를 이룬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필두로 팰리세이드 부분 변경 모델, 아이오닉6, 신형 그랜저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000270)는 지난해 카니발, 쏘렌토 등 레저용 차량(RV) 모델 판매량이 26만4198대로 승용 모델(20만8503대)을 크게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세단이었지만, 2017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 SUV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소형 SUV 등장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SUV 인기에 더해 미니밴 시장이 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족 단위의 자동차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니발, 스타렉스, 스타리아 등 국산 미니밴의 지난해 판매량은 10만6935대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 미니밴은 2000년대 중반부터 SUV에 밀리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2015년 3세대 카니발 출시로 다시 활기를 찾았지만, 소형 SUV와 대형 SUV가 자동차 시장에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동력을 잃었다.
 
또 2018년에는 한국지엠의 올란도, 2019년에는 쌍용차(003620)의 코란도 투리스모와 기아의 카렌스가 차례로 단종되면서 2019년~2020년에는 10만대 선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차박, 오토캠핑 등 자동차를 활용한 레저 활동이 늘어난 데다 새로운 미니밴 모델들이 추가되면서 반전을 맞았다.
 
국산 미니밴 시장에선 카니발이 독보적이다. 지난해 신형 카니발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한 7만3503대가 판매되면서 전체 미니밴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4월 선보인 미니밴 스타리아도 2만6240대가 팔리며 미니밴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완성도 높은 카니발 4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국산 미니밴 시대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었다"며 "수입 미니밴과 더불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고 전망했다.
 
쌍용자동차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 (사진=쌍용자동차)
 
수입 미니밴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 미니밴은 총 1747대로 전년(588대)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수입 미니밴은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등 3가지다. 
 
최근에는 경형 미니밴까지 등장했다. 기아는 지난 8일 경차 레이의 구조를 변경한 레이 1인승 밴을 출시했고,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캐스퍼 밴을 선보였다.
 
국내에선 '불모지'였던 픽업트럭도 위상이 달라졌다.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추면서도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픽업트럭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수입 픽업트럭 판매량은 5730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산 유일의 픽업트럭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칸은 2만5813대로 전년보다 21.9% 줄었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출고 적체 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연식 변경을 거친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누적 계약 대수 3000대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만 2978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29.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월 최다 판매를 기록했던 11월(3159대) 이후 3000대 수준의 판매 상승세를 이었다. 
 
수입 픽업트럭 1위인 쉐보레는 최근 2022년형 콜로라도를 내놓으며 굳히기에 나섰다. GMC의 픽업트럭 시에라도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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