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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경고등②)비은행권도 PF대출 손질 조짐
보험사·카드사·저축은행 "대출심사 강화"
2022-09-26 06:00:00 2022-09-26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수년간 부동산 경기 활황을 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을 늘려온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사들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극단적인 사업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대출 심사를 보다 강화하고 신규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 중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2금융권 가운데 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등은 우려와 달리 PF 대출 심사 중단을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중 2021년 기준 보험사 PF 대출 잔액 상위 5개사(삼성생명·메리츠화재·교보생명·DB손해보험·삼성화재)는 PF 대출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생명·삼성화재는 기존과 같은 기준으로 PF 대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PF대출 잔액은 높지만 리스크 관리는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PF 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하기 이전부터 우량사를 선별하고,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성이 높은 사업에 대해서만 대출을 해왔다는 이유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최근 7,8년 간 부실이 발생한 PF는 한 건도 없었다"며 "부실자산 위험이 없는 사업만 선별했고 부실자산 비율도 0.17% 정도로 낮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신업계도 PF 대출을 당장 줄이기보다는 리스크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카드·롯데카드 등 카드사와 OK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등 상호저축은행사 역시 PF 대출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올 상반기부터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고 우량사업장을 위주로 대출 대상을 선별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 심리는 얼어붙은 분위기다. 금융권 PF의 리스크 문제가 대두되고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영향이 컸다. 메리츠화재·교보생명·동양생명·신한카드·롯데카드·OK저축은행 등은 PF 대출을 보수적으로 실시하고 대출 허가 기준도 기존 대비 상향했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제2금융권 관계자들과 만나 "모든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하는 등 기업 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와 기업 여신 심사 및 사후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리스크 대비에 힘써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금융위원회 역시 최근 금감원에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철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PF 대출 관련 조치 발표 이후 PF대출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격적으로 PF 대출을 늘려온 보험사의 경우 신규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보험·카드·증권사가 취급하는 PF 대출 규모는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42조2472억원이다.
 
특히 보험사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 2016년 말 15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42조원으로 5년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은행권보다 13조원 이상 많은 액수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 PF 대출을 늘려 실적을 높였지만 현재는 추가적인 PF 대출에는 보수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복수의 보험사 관계자는 "하반기 신규 투자가 예정된 PF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새 PF 대출 사업 대상을 찾고 있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은 PF 대출의 문을 닫진 않았으나 투자 심리가 한층 얼어붙었다. 신규 투자를 줄이고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올 7월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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