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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사라진 증시?…약세장 지속의 징조
6월 급락과는 다른 9월 급락…변동폭에도 신용잔고 유지
기관·외국인 매수 실종…개인, 반대매매 우려에 자발적 하향 매도
"당국 시장안정 조치 없으면 하락세 장기간 이어질 수도"
2022-09-28 06:00:00 2022-09-28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과 유럽발 악재 등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하락장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한 증시 변동폭에도 신용잔고율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이 약세 장기화의 징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신규 투자자들의 유입이 사라진 상황에서 기존투자자들이 담보 비율을 맞추기 위한 사전 매물 출회가 이어지면서 약세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8928억원으로 지난달 말(19조3465억원) 대비 2.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6.57% 8.49% 하락한 것과 비교해 신용 잔고 감소 폭이 적었다. 이달들어 27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9.26%, 12.41% 급락했다.
 
이는 지난 6월 급락장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6월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3.45%, 17.61% 급락했다. 당시 신용융자거래는 21조5646억원에서 17조8683억원으로 17.14% 급감했다. 당시 신용거래에서 반대매매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반대매매는 주식이나 선물, 옵션 등을 미수나 신용거래 후 과도한 하락이 발생했을 때, 증권사가 고객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미수거래의 경우 미수금을 미상환할 경우 3거래일 이후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신용거래는 약정 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당시 금융당국은 반대매매로 인한 개인의 손실을 줄여주기 위해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증권사들은 담보 유지 비율을 기존 140%에서 130%로 내렸고 반대매매 기간은 사흘에서 나흘로 유예했다. 반대매매로 인한 증시급락과 투자자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9월 급락장에선 지수대비 신용거래 융자 감소가 적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반대매매가 터지기 전에 담보비율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매수세가 유입이 없는 상황에서 반대매매를 대비한 기존 투자자들의 담보비율 조정이 이어질 경우 증시 하락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증시 급락으로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담보비율이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대매매 전 투자자들이 담보비율 축소를 위한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하락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26일 코스피(-3.02%)와 코스닥(-5.07%)이 동반 급락할 당시 하락을 부추긴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로 추정된다. 당일 장 초반 미수금 반대매매가 상당부분 소화된 가운데, 장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몰렸다. 이는 신용거래 반대매매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현재 시장의 신용잔고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신용잔고율이 높다는 점은 수급 측면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동 주식 수 기준의 신용잔고율은 올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태다”라며 “신용 융자율이 5% 이상인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오히려 연고점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지수 하락 확대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내외적 리스크와 장 초반 미수금 반대매매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개인투자자의 투매에도 외국인과 기관 등의 매수세가 받쳐주지 않는 상황인데, 당국의 시장안정 조치가 없을 경우 약세장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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