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3분기 ETF에 3.5조 뭉칫돈 유입…키워드는 '채권·금리'
거래대금 위축에도 ETF 순자산은 3.5조 증가
'파킹통장용' 금리연계 ETF 인기…1.7조 유입
2022-10-04 06:00:00 2022-10-0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부진한 증시에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우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연금 계좌 등을 통해 장기·적립식 자금 유입이 많고, 2020년부터 이어져온 직접투자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과 달리 오히려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높아진 금리에 초단기채권의 금리에 연계되는 ETF에의 자산 유입이 두드러졌으며, 최근 개인들이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채권형 ETF들 순자산도 크게 늘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3분기(7월1일~9월29일) 국내 ETF 순자산은 3조4658억원 증가한 76조5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1월 하루 평균 20조6542에서 3분기 13조 8377억원까지 감소하며 투자자들이 빠르게 증시를 이탈하고 있지만, ETF에는 순자산이 몰린 것이다. 
 
유형별로 채권형 ETF에 2조7156억원 뭉칫돈이 들어왔다.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ETF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이자 수익률이 양호한 채권으로 머니무브가 나타나고 있다. 3분기 중 신규 상장한 채권형 ETF만 △쏠(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타이거(TIGER) 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케이비스타(KBSTAR) 미국단기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등 13종목이며, 모두 순자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금리 연계 ETF 순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초단기채권의 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최근 금리 인상에 단기간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로 뭉칫돈을 넣어두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에는 3개월 간 1조7786억원이 순유입돼 순자산이 145%가 증가했다. 해당 ETF는 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유일 ETF로 1일물 국채·통안증권 담보부 금리를 따라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에도 9048억원이 유입됐다. CD금리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유일 ETF다. 
 
KOFR와 CD 91일 금리 등 초단기 금리 ETF는 잔존 만기가 유사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비해 높은 금리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적은 안정적 상품으로 개인보단 기관이 많이 들어오던 상품이었는데, 최근에는 개인들도 단기 자금을 넣어놓는 용으로 많이 들어오면서 순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OFR 금리 ETF는 금리인상이 즉각 반영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투자자에게 가장 쉽고 편한 현금 관리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낙폭이 큰 가치주 주식형 펀드에도 뭉칫돈이 유입됐다. 유동시가총액 상위 100종목 중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TOP10 ETF'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종목을 담고 있는 'KODEX TOP5PLUSTR ETF'에도 각각 4005억원, 2216억원이 유입됐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를 담고 있는 'KODEX 삼성그룹 ETF' 순자산도 2655억원 늘었다.
 
3분기에 신규 종목이 30개 상장한 점도 뭉칫돈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 운용사들이 신규로 출시한 ETF 30종에도 총 8690억원의 순자산이 들어왔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