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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본행사만 25억 투입했는데 윤대통령 노쇼…스타트업 홀대론 '고개'
김용민 의원 "모태펀드 축소·윤 대통령 불참까지, 스타트업 육성 의지 의문"
2022-10-04 10:48:11 2022-10-04 16:27:0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해외에서 마련한 스타트업 행사에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행사 순연을 이유로 결국 불참한 그 행사다. 모태펀드 감축 기조와 윤 대통령의 노쇼(no-show)까지, 윤석열정부가 스타트업계를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과 21일(현지시간) 양일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 행사에 총 25억5000만원의 중기부 예산이 투입됐다. 중기부의 창업사업화지원 예산 가운데 10억1000만원, 민관협력창업자육성사업 예산 중 9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한국벤처투자의 예산 5억7000만원까지 합쳐졌다. 이를 합친 25억5000만원의 예산은 △행사장 운영(행사장 및 네트워킹 임차·조성, 세미나·데모데이·IR지원)△현지 인건비 및 기타경비 등에 쓰였다. 다만, 이 액수에는 같은기간 개최된 K-브랜드 엑스포와 K-MINICON, 한미 여성기업인 컨퍼런스의 행사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은 미국의 글로벌기업,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과 한국의 스타트업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네트워킹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였다. 이 자리서 모태펀드 운영사인 한국벤처투자는 미국의 VC 3사(△알피에스 벤처스 △밀레니엄 테크놀로지 △어플라이드 벤처스)와 함께 총 2억1500만달러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하고, K-스타트업 공동 육성 세리머니와 함께 행사장을 순시하며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윤 대통령 방문에 맞춰 부스를 꾸리거나, 발표를 준비했던 스타트업과 대기업 관련자들은 안타까움에 발길을 돌려야했다. (관련기사☞윤석열 대통령 돌연 일정 취소에 한-미 스타트업 서밋 '찬물')
 
이번 정부의 모태펀드 축소 기조에 이어 윤 대통령이 행사에 불참하면서 윤석열정부가 스타트업계 육성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5억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해외에서 개최한 행사에 윤 대통령은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모태펀드 감축으로 인해 민간 VC들의 걱정이 큰 가운데 윤석열정부가 스타트업계를 홀대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날 윤 대통령은 '한-미 스타트업 서밋'과 'K-브랜드 엑스포' 참여기업 관계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기부의 내년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올해(5200억원)보다 39%, 지난해보다 70%나 감소했다. 중기부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경제원칙'을 표방하는 윤정부의 기조에 따라 벤처투자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가뜩이나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민간자본이 축소된 가운데 모태펀드까지 감소해 스타트업이 결국 줄폐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달에는 '오늘회'가 경영악화 속에 서비스 중단 사태를 빚다 2주만에 재개한 바 있으며 '엄선'은 여전히 서비스 중단 상태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닷페이스'가, 지난 8월에는 '유저해빗'이 폐업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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