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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가격도 속수무책…"수요 이탈에 수억원 떨어져"
KB선도아파트 50 지수 94.52…전월비 3.14% 하락
재건축 호재 은마·목동아파트 가격 3억원 이상 빠져
"부동산 시장에 살 사람 없어…하락폭 확대될 수도"
2022-11-30 06:00:00 2022-11-30 06:00:00
서울 여의도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지역 내에서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 가격도 급격히 빠지고 있다. 
 
2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94.52로 전월 대비 3.14% 떨어졌다. 지난 10월(-1.75%)보다 하락률이 1.39%포인트 커진 것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9년 1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최근 재건축 호재로 인해 아파트값 반등을 기대했던 단지들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1일 2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 5월 27억원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3억50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목동신시가지9단지' 전용면적 71㎡도 지난 1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3억원가량 저렴한 13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서울시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했으며 목동아파트도 최근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됐다.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물꼬가 트인 상황이지만, 가격 반등엔 실패한 모양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 광역시 대장주 아파트 단지도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지역 내에서 높은 아파트값을 자랑하는 해운대구 재송동에 자리한 '더샵센텀파크1차' 전용면적 100㎡는 지난 9월 11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대는 지난해 5월 15억7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자리한 '힐스테이트 범어'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7월에는 15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3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3개월 만에 2억원가량 빠졌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해 17억원까지 거래된 바 있다.
 
아울러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있는 '도룡 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올해 8월에는 3억원가량 빠진 10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집을 매도하는 사람은 꾸준하지만 매수하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며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던 지역 대장주 아파트값도 빠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긴급하게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사정이 있는 집주인의 경우 판매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내려서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살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도 시세를 선도하던 대장주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수요 유입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대장주 아파트값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이 당장 해결될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외곽지역인 지방부터 시작된 관망세가 수도권까지 올라오고 있다"며 "규제 지역이 서서히 풀리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 자체가 작년 재작년 수준으로 돌아갈 순 없기 때문에 대장주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며 하락세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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