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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홀린 챗GPT…'AI 네이티브'가 온다
오픈AI 개발 챗봇…두 달 새 전세계 1억명 사용
"검색엔진 대체 파괴적 혁신"…악용 피할 규제 필요성도 제기
"알파세대, AI 처리·관리능력=경쟁력"
2023-02-07 06:00:00 2023-02-07 0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최근 보름사이 뉴스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챗GPT' 입니다.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인데요, 지난해 12월 베타버전 출시 이후 약 두 달 만에 전세계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글로벌 이용자 수 1억명 달성에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2년6개월, 유튜브가 2년10개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챗GPT에 대한 관심은 신드롬에 가깝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 했다지요. 오픈AI는 챗GPT의 유료버전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월 이용료 20달러(약 2만4000원)의 '챗GPT 플러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챗GPT 플러스의 가장 큰 혜택은 우선 접속 권한입니다. 인터넷 트래픽이 몰리더라도 챗GPT에 접속할 수 있으며 일반 이용자보다 더 빠른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선은 미국에서 유료 서비스를 시행 후 점진적으로 대상 국가를 확대한다 합니다. 
 
등장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챗GPT. 지금부터는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위키백과에서는 챗GPT를 '오픈AI가 개발한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라고 정의합니다. '대형 언어 모델 GPT-3의 개선판인 GPT-3.5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을 모두 사용해 파인 튜닝이 됐다'고도 부연 설명이 돼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 풀자면, '이미 학습된 생성 전환기' 정도가 될텐데요. 오픈AI에서 개발한 자연어 생성 모델입니다. 주어진 텍스트의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태스크를 학습하며 이를 통해 사람이 쓴 것처럼 의미있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GPT의 성능은 매개변수의 개수에 따라 좌우됩니다. 즉, 학습된 양이 많을수록 사람과 유사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지난 2018년 6월 처음 공개된 GPT-1의 매개변수는 1억1700만여개에 그쳤지만 GPT-2는 15억개, GPT-3는 1750억개로 단계가 올라갈수록 매개변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챗GPT의 기반이 된 GPT-3.5는 GPT-3과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인간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을 적용해 대화에 최적화됐습니다. 
 
챗GPT는 대화형 질의에 대한 자연스러운 답변뿐 아니라 챗봇 개발(프로그래맹), 언어 번역, 노래 가사·영화 시나리오·계약서 등의 콘텐츠 생성, 텍스트 요약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 강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에세이 작성에 챗GPT를 활용했다는 사실은 챗GPT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하기도 했지요. 
 
(자료=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이 때문에 챗GPT가 지금의 검색엔진을 대체할 만큼의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검색 엔진이 등장하면서 학습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줬듯, 챗GPT 같은 AI 서비스가 지식 획득을 위한 인간의 학습 과정을 아예 없애 '지식'의 정의를 바꿀 것이란 예측입니다. 
 
다만, 챗GPT의 완성도가 아직 미흡하고 의도치 않은 편향이 존재해 맹신하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챗GPT의 답변이 꽤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잘못된 정보이거나 무의미한 내용일 수 있다는 겁니다. 또한 학습된 내용의 최신성이 떨어져 2022년 이후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부정확하게 답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 역시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챗GPT가 악용될 수도 있기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챗GPT에 대한 열풍을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는 무라티 CTO는 "챗GPT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AI에 의해 구동되는 다른 도구와 마찬가지로 사실을 지어낼 수 있다"며 "오용되거나 나쁜 행위자들에 의해 사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챗GPT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생성 AI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텍스트보다 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MZ세대가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찾는 것처럼 미래 세대는 '챗봇 네이티브'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최근 발간한 '챗GPT는 혁신의 도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알파세대(2011~2025년생)가 AI를 통해 학습하고 대화하며 여가를 즐기는 'AI 네이티브'로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AI 서비스가 보편화됨에 따라 생활 곳곳에서 AI를 경험하고 궁금한 것이있을 때 AI에게 물어보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는 미래 세대에게는 'AI를 얼마나 잘 다루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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