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학교 폭력 이슈에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 요구
학교 현장, 아동학대 몰릴까 봐 학생 갈등 개입 못 해
법 개정으로 '생활지도권' 근거 마련됐지만 시행령에 구체적인 방법 담아야
교육 활동은 아동학대 예외 규정 만들거나 면책 요구도
2023-03-23 15:07:55 2023-03-23 17:44:08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학교 폭력 문제가 여전히 우리 사회 '뜨거운 감자'인 가운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교사들의 '생활지도권'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는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봐 학생 지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교원단체들은 법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 가장 좋은 학교 폭력 예방책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사건으로 인해 촉발된 학교 폭력 이슈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이달 말 '학교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학교 폭력 가해자의 조치사항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가해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소송에 나서는 등 법적 분쟁만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는 게 가장 좋은 학교 폭력 예방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부터 학생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경우 훈육하고 교정해 주면 학교 폭력과 같은 일이 생기는 것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 사이에 갈등 상황이 생겨도 아동학대로 몰릴까 봐 교사가 쉽게 개입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에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행위'와 '아동의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해당 법을 근거로 교사의 훈육이나 지도 행위를 아동학대라고 지적하면 학교장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A씨는 "한 학생이 친구에게 손찌검하려고 해서 이를 막고자 팔만 잡아도 신체적 학대 행위로 신고당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교사들이 학생들 다툼 등에 개입할 수 없으니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지극히 상식적인 교육 활동은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교사들이 학교 폭력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로 몰릴까 봐 학생 갈등에도 개입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사진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캡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구체적인 지도 방법 등 담아야 학교 현장 적용 가능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이 명시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6월부터 시행됩니다. 또 교육부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해 의도적으로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새로운 교육 활동 침해 유형으로 규정하는 '교육 활동 침해 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이날부터 공포·시행했습니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교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 방법 등을 담아 시행령까지 개정해야 학교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울러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도 교육 활동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만들거나 면책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지금은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으니 학교 폭력을 포함해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생활지도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니 실제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등을 명시한 시행령 개정도 하루빨리 이뤄져 교사들의 교육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이형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교사들이 학교가 정한 규칙이나 합의된 내용에 따라 교육 활동을 했을 때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지 않도록 법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교사들이 학교 폭력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생활지도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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