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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규제 풀리자…애물단지 된 오피스텔
오피스텔 매매가격 내리막길
아파트 규제 반사이익 끝…역차별 반발
올 상반기 오피스텔 DSR 조정 방안 발표
2023-03-28 06:00:00 2023-03-28 06:00:00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홍보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 부동산 경기 위축과 아파트 규제 완화로 찬밥 신세가 됐습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SK리더스뷰' 전용 167㎡는 지난 2021년 10월 27억8000만원의 최고가에서 12월 24억2000만원으로 3억6000만원 내렸습니다.
 
강남구 개포동 '대청타워' 오피스텔 전용 32㎡는 지난달 2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6월 최고가 2억6000만원 대비 6000만원 하락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억1304만원인데요. 지난해 2월 2억1624만원보다 1.5% 가량 내렸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매매가격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죠.
 
오피스텔 거래량도 확 줄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부동산원의 건축물 거래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17년 1월 이래 가장 적은 거래량입니다. 1년 전(1만4932건)과 비교하면 70% 이상 줄었습니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추이. (사진=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인기가 식자 청약시장도 한산합니다. 지난달 말 청약을 받은 '강동역 SK리더스뷰'는 378가구 모집에 536건이 몰려 1.42대 1을 기록했습니다. 올 1월 분양한 '구의역에떼르넬비욘드'는 75가구 모집에 36건이 신청해 0.48대 1을 보였으며, '잠실에떼르넬비욘드'는 2.95대 1로 나타났습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시장에서 아파트 분양도 쉽지 않은데 오피스텔이 흥행할 수 있겠느냐"며 "시행사들이 오피스텔 분양을 미루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전 정부에서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피스텔은 반사이익을 누렸었죠. 아파트보다 대출 한도가 높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아파트처럼 넓고 비슷한 구조로 설계된 주거용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만큼 고금리 시기 수익률 감소로 투자매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자 오피스텔 역차별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세금낼 땐 주택, 대출받을 땐 오피스텔'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하기도 했죠.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아파트보다 높은 취득세를 부담하고,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때 주택 수에 포함됩니다. 무엇보다 담보 대출 시 비주택으로 분류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만기 8년을 적용받아 아파트 대비 만기 기한이 짧습니다. 최근에 나온 특례보금자리론에도 오피스텔은 제외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소유자를 위한 대책이 나올 예정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4일 열린 '상생금융 확산을 위한 시중은행 현장 간담회'에서 "젋은 분들이 최초 주거 마련 과정에서 오피스텔이 주거 목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제도 경직으로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개선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상반기 전으로 대책 발표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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