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조작' 해외 주택 27채 구입…역외탈세자 52명 조사 착수
현지 법인 이용·수출거래 조작한 업체 등 덜미
사주 사적 이익…지식재산권 시가보다 낮게 유출
역외탈세 세무조사, 3년간 4조149억원 세금 추징
2023-05-31 12:00:00 2023-05-31 14:08:38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 현지 거래처에 '외국인도수출' 방식으로 거래하는 내국법인 A사의 사주는 자녀 명의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습니다. 자녀가 소유한 페이퍼 컴퍼니를 수출 거래 과정에 끼워 넣고 빼돌린 자금으로 총 27채의 해외주택을 매입했습니다.
 
# 다국적기업 B사는 국내에서 막대한 수입을 거둬들이고도 '사업장 쪼개기'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이 업체는 국내 자회사들에게 영업·판매, 홍보·마케팅, 연구개발 기능을 분산했습니다. 또 각각의 자회사는 단순 서비스제공자로 위장했습니다.
 
과세당국이 해외 현지 법인을 이용해 수출거래를 조작하고 투자 수익을 해외로 빼돌린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31일 국세청에 따르면 세무조사 대상은 수출거래 조작 19명, 부당 역외금융거래 12명, 사업구조 위장 21명 등 총 52명입니다. 역외탈세 조사대상자는 세금 부담 없이 경제적 자원을 해외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거래·사업·실체의 외관을 정상처럼 꾸미면서 수출입 가격을 인위적으로 변경하거나 국내 원천소득을 국외로 이전한 것입니다. 수출물량을 가로채기한 사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형을 보면 '수출거래 조작' 업체들은 수출물량 빼돌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수출물량을 넘겨주거나 현지법인에게 저가 수출한 경우입니다. 
 
국세청은 31일 편법증여 등으로 부당하게 수익을 해외로 빼돌린 역외탈세자 52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은 연도별 역외탈세 세무조사 실적.(그래픽=뉴스토마토)
 
역외 금융상품을 활용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자산가 등 '부당 역외금융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점을 악용해 투자 수익을 해외로 빼돌렸습니다.
 
자녀 명의의 역외보험상품 보험료 약 20억원을 대납하거나 자녀에게 부동산 개발사업 성공이 예견된 현지법인 주식을 넘겨주는 식으로 700억원대의 이익을 편법증여한 자산가도 있습니다.  
 
'사업구조 위장'의 경우는 다국적기업이 국내사업장을 숨기거나 실질 거래를 위장해 국내 과세를 피하는 등 국외로 소득을 유출한 유형입니다.
 
거래·실체·사업 구조를 인위적으로 설계해 사용료·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를 누락한 외국계 기업도 확인됐습니다. 글로벌 디지털기업이 우리 통신망을 이용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정작 사업장을 숨긴 뒤 소득을 국외 이전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국세청이 역외탈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최근 3년간 4조149억원의 세금을 추징했습니다. 연 평균 추징세액은 1조3000억원을 초과했습니다.
 
역외탈세 세무조사 건당 부과세액은 2021년 기준 68억1000만원입니다.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건당 부과세액인 9억8000만원의 약 7배입니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조사에서는 일시 보관, 포렌식, 금융조사, 정보 교환 등 가용한 집행수단을 총동원해 역외탈세 혐의자들을 끝까지 추적·과세하겠다"며 "조세를 포탈하거나 세법질서를 위반한 경우 국민의 기대에 걸맞게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세청은 31일 편법증여 등으로 부당하게 수익을 해외로 빼돌린 역외탈세자 52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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