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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환경 '뒷걸음'…10명중 4명은 아파도 '못쉰다'
일반 노동자 평균보다 2배이상 많아…방광염·허리통증 달고살아
2023-07-26 15:54:25 2023-07-26 17:11:5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지난해 콜센터노동자 10명 중 4명은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낼 수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반 노동자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이들이 상당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방광염과 성대결절, 정신질환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치료를 위한 병가나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열악한 현실이 반영된 겁니다. 게다가 10명중 4명 가량은 점심시간을 포함한 1시간 이상의 법정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콜센터 노동환경은 뒷걸음 치는 모양새입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콜센터노동자는 유령,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이었다”며 “하지만 팬데믹 이후에도 50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여전히 장시간 저임금에 시달리며, 노동권은 물론 기본적인 건강권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6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안창현 기자)
 
조사 결과를 보면, 콜센터노동자들은 상당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방광염과 성대결절, 정신질환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치료를 위한 병가나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중 39.2%는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낼 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17.2%)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병가나 연차를 낼 수 없는 이유로는 ‘관리자에게 밉보일까봐’라는 응답(26.7%)이 가장 많았고, ‘소득이 줄어들까봐’(25.2%), ‘동료에게 미안해서’(24.1%)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병가나 연차를 쓰지 못하게 해서’라는 응답도 13.1%에 달했습니다.
 
‘하루 업무 중 점심시간을 포함해 1시간 이상 휴식을 취한다’는 응답은 60.6%로, 나머지 39.4%는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2% 가까이는 30분도 채 쉬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70%는 허리통증·만성피로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업무 중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시는 등 생리·필수 여유를 둘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시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15%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고, 완전히 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자는 35% 수준이었습니다.
 
업무로 인한 상지와 허리의 통증,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응답자는 70% 가까이 됐습니다.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 높은 수치”라며 “특히 방광염과 성대결절, 정신질환은 비교집단에 비해 10배에서 수십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심각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거의 모두가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으면서 매월 1등부터 꼴찌까지 실적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받는다”며 “임금이 많지 않다 보니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쉬지도 않고 화장실도 못가고 무급 병가조차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민주노총이 지난 4월24일부터 5월29일까지 수도권과 대전, 부산, 광주 등 콜센터 사업장 1278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온라인 조사방식으로 실시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주 사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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