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로남불…'사천 논란' 더 키웠다
이재명, 대표발의·출석률 낮아…사법논란 잣대도 '고무줄'
현역 하위 평가 여진 지속…정성평가 개입 여부에 촉각
2024-02-26 17:57:20 2024-02-26 17:57:20
[뉴스토마토 김진양·신태현 기자] 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의 공천 논란 중심엔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이중 잣대'는 물론, 이 대표의 '전화 컷오프(공천 배제)', '친명 밀실회의' 등 공천 잡음이 연일 터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법리스크 정점에 있는 이 대표와 당내 기소된 의원들의 다른 잣대도 불공정 공천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당 안팎에선 '시스템 공천'을 강조한 이 대표의 주장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상임위 출석률 '36%'법안발의 고작 '6건'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가 21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안 수는 6건에 불과합니다. 이 중 본회의까지 통과된 법안은 단 1건(하천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그칩니다. 이 대표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른 6·1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입했습니다. 의정활동 기간이 21대 총선을 통해 입성한 다른 의원들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표 발의한 법안 수가 현저히 부족합니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해당한다고 통보를 받았다 주장하는 송갑석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99개 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송 의원의 법안은 원안가결 3건, 수정가결 10건, 대안반영폐기 28건 등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 대표는 상임위원회 출석률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참여연대가 운영하는 국회감시사이트 '열려라 국회'에 따르면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 대표의 출석률은 35.56%에 그칩니다. 김영주(95.24%), 김한정(94.61%), 윤영찬(93.71%), 설훈(92%), 송갑석(88.24%), 박영순(87.27%), 박용진(81%) 등 자신이 하위 평가를 받았다고 '커밍아웃'한 의원들과 큰 격차를 보입니다. 
 
입을 모아 "우수 국회의원에 수 차례 선정됐다"고 주장했던 하위 평가자들이 억울해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설훈 의원은 지난 23일의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했느냐. 자신과 측근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주당을 이용한 것 외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느냐"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비명엔 정성평가 0점…이재명 '맞춤 공천 룰'도 논란 
 
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는 크게 의정활동(38%), 당 기여활동(25%), 공약이행(10%), 지역활동(27%) 등으로 이뤄집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의정 활동 중에서도 입법 수행실적이나 출석률 등 정량평가에서는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의원 간의 다면평가를 포함한 정성 평가에서 희비가 갈렸을 것으로 시사했는데요. 하위 평가를 받은 의원들의 반발이 더 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지난 22일 공천 평가와 관련한 설명을 하던 이 대표가 '0점 발언'을 하면서 웃음을 터뜨린 점은 정성평가에 대한 불신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내로남불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사법 리스크' 또한 고무줄 잣대로 재단됩니다. 이날에도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관련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국회 당대표실에서 단식 투쟁 중인 노웅래 의원이 금품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컷오프된 것을 보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라임 로비 의혹에 연루돼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됐던 기동민 의원이 경선을 치르는 쪽으로 가닥이 난 점 역시 같은 혐의를 받는 이수진(비례) 의원과의 형평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친명으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경기 성남중원에서 윤영찬 의원과 경선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이 대표의 음주운전 전력도 구설에 오릅니다. 이 대표는 지난 2004년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콜 농도 0.158%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150만원)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민주당이 예비후보 검증 단계에서 적용한 음주운전 탈락 기준은 △선거일로부터 15년 이내 3회, 10년 이내 2회 이상 적발 시 △윤창호법 시행(2018년 12월18일) 이후 적발 시 등으로 이 대표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이 지난달 말 공개한 후보자 심사 기준 중에서 도덕성 세부 항목은 뇌물 등 부패이력, 책임지는 자세, 성범죄 이력, 납세·병역 등 국민 의무, 직장 갑질과 학폭 이력 등이 거론됐는데요. 앞서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제시했던 '5대 혐오 범죄'(성범죄, 음주운전, 직장 갑질, 학교 폭력, 증오 발언) 중 음주운전과 증오 발언이 제외됐습니다. 
 
김진양·신태현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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