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거야인데…'4수' 삼성생명법에 또 '소극적'
10년간 '발의-폐기' 반복…'검찰개혁'에만 열 올려
2024-06-13 18:04:35 2024-06-13 19:47:59
 
 
[뉴스토마토 김진양·한동인·이진하·유지웅·윤지혜 기자] 올해로 첫 발의 10년을 맞은 일명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4번째 도전에 나설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은데요. '검찰 개혁'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앞장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재벌 개혁'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전현희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관련 권익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 입법 독주하더니…"모른다" "민감하다" 모르쇠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2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로 배정받은 야당 의원 상당수가 '삼성생명법' 재발의에 미온적이었습니다. 초선 의원들은 물론 재선 이상 의원들도 정무위 이슈를 아직 숙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습니다. 
 
지난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었던 강준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발의가 안 된 법안 아니냐"며 "법안 내용을 좀 살펴봐야 알 것 같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야당 간사를 역임했던 조승래 의원 역시 "아직 개인적인 판단을 할 만큼의 학습이 돼 있지 않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법안이란 것은 시대나 환경이 바뀌면 과거의 법안 구조가 바뀌기도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섣부르게 말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지난 국회에서 정무위 소속이었던 민병덕 의원조차도 "민감한 내용이라서"라고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이 외에 초선 의원인 김용만, 이강일 의원 등이 "숙지가 돼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그나마 초선인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전 국회에서 냈던 법안의 취지라면 기본적으로 찬성한다"고 비교적 명확한 의사표시를 했습니다. 그는 "이번에는 제대로 논의돼야 하는 것이 맞는다"면서도 "상임위가 제대로 열어야 가능하다"고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상황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삼성생명법' 외면 땐…재벌개혁 '부정'
 
삼성생명법은 지난 10여년간 역대 국회에서 발의와 임기 만료 폐기를 반복해 왔습니다. 처음 빛을 본 것은 19대 국회 당시인 지난 2014년 이종걸 전 의원이 발의를 하면서 입니다. 정무위 법안소위에 9차례나 상정될 만큼 논의에 탄력이 붙었지만, 당시 여당(새누리당) 의원의 거센 반발로 상임위 문턱을 넘는 데에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도 삼성생명법은 같은 전철을 밟았습니다. 대체로는 삼성전자 주식이 대량 매물로 나오면 시장에 대혼란을 가져온다는 논리의 반대 입장에 직면했습니다. '해당 법안의 영향을 받는 회사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뿐'이라는 점 역시 법안을 반대하는 '단골 멘트' 였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정무위에 상정됐으나, 제대로 된 논의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됐습니다. 특히 박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2023년 6월 이후로는 안건으로 상정조차 못 했습니다.  
 
21대 국회의 '삼성생명법1' 대표 발의자였던 이용우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논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법안 폐기에 아쉬움을 표했는데요. 22대 국회에서 삼성생명법이 부활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여야 의원들이 하기 나름"이라며 "현재로서는 잘 모르겠다"고 비관적인 시각을 전했습니다. 
 
지난 10여년간 삼성생명법 발의를 뒷받침했던 김성영 보좌관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2대 국회에서 정준호 의원실에 둥지를 튼 김 보좌관은 "정준호 의원이 최종적으로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정을 받으면서 (삼성생명법) 발의를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입장을 전했는데요.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삼성생명법이 번번이 좌초되는 상황에 "아쉬움이 크다"고 밝힌 그는 이번 국회에서 재발의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든 찾아보고 싶다는 의지도 함께 전했습니다.   
 
김진양·한동인·이진하·유지웅·윤지혜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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