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증권사 유일 연예인 광고…효과 ‘의문’
2024-06-17 15:43:28 2024-06-18 15:46:37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KB증권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예인 광고 모델을 내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 어필하기 위해서라는데요. 타사들은 증권사 특성상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찬혁 만난 깨비…'뚝하면 딱'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여의도 증권가에는 찬혁 만난 깨비 광고 열풍이 불었습니다. '"뚝하면 딱' KB증권 악뮤 찬혁 모델로 나선다', 'KB증권, 이찬혁과 신규 광고로 MZ세대 공략' 같은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면서 HD현대마린 등 IPO 공모주 포스터 광고 등이 여의도역 중심으로 쏟아졌습니다. KB증권은 신흥 투자 강자로 부상한 MZ세대와 관계를 맺기 위해 케이비 대신 이를 줄여 표현한 깨비 증권이라는 부캐 브랜드를 만든 바 있는데요. 
 
MZ세대에 영향력있는 악뮤 찬혁이 깨비증권을 만나 스스로 전문가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를 제작해 깨비증권의 투자전문성을 어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KB증권은 "앞으로도 선도 증권사로서 KB증권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모든 연령대의 고객과 소통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증권이 업계에선 유일하게 연예인 광고 모델을 내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KB증권)
 
그러나 증권사에서 연예인 광고 모델을 쓰고 있는 곳은 KB증권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KB와 같은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물론 재계 계열인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부터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톱스타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0억대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데 비해 효과가 미비하며 스타와 브랜드 이미지 매칭이 어려워 광고 효과 기대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설했습니다. 
 
실제 스타마케팅을 했던 증권사들도 최근에는 대부분 재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주우재, 한화투자증권 노홍철, 하이투자증권 이서진, 삼성증권 손담비 등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연예인 광고 모델을 기용하고 있지 않은 신한투자증권의 지면 광고 모습이다. (사진=신한투자증권)
 
KB증권 AKMU 찬혁 광고 효과 얼마나?
 
이런 점을 감안하면 KB증권의 악동뮤지션 찬혁 광고의 효과와 비용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집니다. 통상적으로 증권사 광고는 사내 직원들이 찍기 때문에 모델료가 들어가지 않는데 악동뮤지션 찬혁을 쓰면서 대규모 예산을 들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사원 모델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별다른 게 거의 없습니다. 대체로 밥 한끼가 전부인데요. 모 증권사가 상품권 석장을 준 것이 사원 모델에 대한 보상으로는 최고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금융지주사와 달리 증권사 광고에 스타를 내세우지 않는 이유는 바르고 점잖은 이미지와 신뢰감·무게감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아닌 상품에 관심이 집중되어야 하고 금융지주처럼 요즘 유행하는 핫한 아이돌을 쓰기에는 그들이 투자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연예인 모델 기용이 금기시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어린 아이돌 그룹 등이 나와서 한 상품을 추천할 수도 없고 그로 인해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카드처럼 눈에 보이는 실물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들여 광고모델을 기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은 연예인 광고 모델을 기용하고 있지 않은 NH투자증권의 지면 광고 모습이다. (사진=NH투자증권)
 
은행·보험 스타 마케팅은 활발 
 
스타마케팅은 스포츠·방송·영화 등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내세워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실제 금융지주들이 기용한 스타들은 월드클래스 광고 모델입니다. 금융지주는 이들과 계약해 은행, 보험 등에도 활용합니다. 
 
먼저 하나금융지주는 아이브 안유진, 손흥민에 이어 올해는 가수 임영웅을 새 광고 모델로 추가 선정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광고 모델 계약을 2년 더 연장했고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신한 슈퍼 SOL을 공개하면서 광고 모델로 아이돌 그룹인 뉴진스를 선택한 바 있습니다. KB금융지주도 지난해부터 배우 박은빈을 광고 모델로 세웠습니다. 
 
이같이 스타를 떠올리면 해당 금융지주가 생각나게 하는 만큼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어떤 스타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느냐가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손흥민, 임영웅 등 정상급 스타들의 모델료는 연 무려 50~10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도 없어서 못 쓰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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