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카드, 영업비용 경쟁력 '뚝'…레버리지도 '도루묵'
조달비용률·카드비용률 등 업계 평균 상회해 ROA도 부진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확충했지만 대규모 배당금 지급
2024-06-20 06:00:00 2024-06-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7일 18: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카드가 조달비용과 카드비용 등 각종 영업비용 경쟁력이 다른 경쟁사 대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등급 자체가 낮게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비금융 계열사로서 조달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개선됐던 레버리지 배율도 부진한 수익성과 과도한 배당 탓에 오히려 뒷걸음질 친 모양새다.
 
조달비용률·카드비용률 등 대폭 상승…영업비용 부담 높아
 
17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올 1분기 조달비용으로 16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인 1293억원 대비 31.3%(405억원) 증가했다. 조달비용률(총자산 평균잔액 대비 조달비용 기준)은 2.1%에서 2.7%로 0.6%p 상승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0.3%p 올랐다.
 
현대카드 조달비용은 카드업계서 가장 높은 상태다. 신용카드사 7개(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단순 평균은 2.5% 수준이다. 현대카드 경쟁 그룹인 상위권 4개(신한·삼성·국민·현대) 평균은 2.3%로 더 낮아진다.
 
 
현대카드 조달 경쟁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먼저 신용등급이 꼽힌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029780), KB국민카드 등 상위권 카드사 회사채 신용등급으로 ‘AA+(안정적)’ 등급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현대카드는 ‘AA(긍정적)’로 등급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 4월 신용평가 업계서 현대카드 신용등급 전망(Outlook)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높였지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등급 자체가 여전히 한 단계 떨어진다. 현대카드 신용등급은 자사 영업도 있지만 계열인 현대차(005380)와 연관되는 만큼 변동이 제한적이다.
 
현대카드는 신한카드나 KB국민카드와 달리 비금융 계열사인 만큼 조달 측면에서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비금융 계열은 금융지주가 있는 곳보다 조달 시장에서 여건이 불리한 입장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대카드는 유동성을 많이 조달해 놓은 상황으로 보인다”라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최근에 조달한 금액이 크다 보니 평균 조달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카드사 역시 영업자산이 성장하면 그에 따라 조달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현대카드의 경우 내부 정책이 유동성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기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다른 곳과 달리 비금융 계열이라는 점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카드비용 절감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현대카드 올 1분기 카드비용률(카드수익 대비 카드비용)은 32.4%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p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은 33.4%에서 30.3%로 3.1%p, 경쟁 그룹 평균은 31.0%에서 28.6%로 2.4%p 하락했다.
 
현대카드는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고금리 환경에 따라 모집비용이 줄었지만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과 해외브랜드 지급 수수료가 증가한 탓이다. 여기에 해외 포인트 거래 서비스 비중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수익성도 저하 추세…레버리지배율 오히려 떨어져
 
각종 영업비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성도 저조한 상태다. 올 1분기 현대카드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948억원에서 19.8%(18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00억원에서 57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9%로 1%를 하회했다. 경쟁 그룹의 ROA 평균은 1.8%로 현대카드의 두 배 수준이다.
 
수익성 저하 추세에 따라 레버리지 배율도 불안정하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 1분기 1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해 자본적정성을 개선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배당 성향 49.4%)으로 1325억원 지급하면서 효과가 희석됐다. 자본성증권 발행에도 레버리지 배율이 오히려 떨어진 상태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6.6배로 지난해 말 6.2배보다 수치가 커졌다. 경쟁 그룹 평균은 5.8배 수준으로 파악된다. 자본성증권 발행 잔액(올 1분기 기준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까지 고려한 조정 레버리지 배율은 6.9배다. 이 역시 경쟁사 평균은 6.1배로 현대카드보다 낮다.
 
또 다른 자본적정성 지표인 자본완충력배율은 5.1배이며 조정 자기자본비율은 15.5%다. 자본완충력배율은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자본비율은 1.0%p 떨어졌다. 자본완충력 지표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액(6408억원) 확대로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경쟁 그룹 평균은 자본완충력 5.6배에 조정자기자본비율 18.9%로 모두 현대카드보다 높다.
 
현대카드 측은 레버리지 배율 관리 방안에 대한 <IB토마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의하면 현대카드의 레버리지 배율 개별 지표 신용등급은 ‘BB’ 등급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 역시 재무위험 항목에서 자본적정성 부문을 ‘BBB’ 등급으로 책정했다. 다른 지표인 자산건전성이나 유동성은 AA 등급이다.
 
안태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수익성 하방 압력 증가에 따라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라면서 “외형이 성장하는 속도나 배당 성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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