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낙제 13곳…기관장 대대적 물갈이 예고
공공기관 87곳 경영평가 결과…'탁월(S)' 등급 '0곳'
고용정보원·코바코 최악 등급 'E'···기관장 '해임' 건의
가스공사, 경영실적·중대재해로 경고받은 유일한 기관
2024-06-19 16:28:14 2024-06-19 18:51:2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 11곳이 '미흡(D)' 등급을 받았습니다. 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고용정보원 2곳은 가장 낮은 '아주 미흡(E)'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중 한국고용정보원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는데요. 반면 가장 높은 등급인 '탁월(S)'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공개와 함께 현재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곳이 약 150곳에 이르면서 공기업 수장들의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수원·코트라 'A'… 주택도시보증·철도공사 'D'
 
기획재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평가 대상 기관은 공기업 32곳과 준정부기관 55곳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개편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이 두 번째로 적용됐습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탁월(S)' 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우수(A)' 등급을 받은 기관은 15곳으로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한국수력원자력·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재무 실적이 개선된 한전KPS·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또 한국도로공사 등 30곳이 '양호(B)' 등급을, 강원랜드 등 29곳이 '보통(C)' 등급을 각각 받았습니다.
 
반면 '미흡(D)'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11곳이었습니다. 아울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습니다. E 등급을 받은 김영중 고용정보원장에 대해 공운위는 임명권자인 고용노동부 장관에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방송광고진흥공사도 '아주 미흡(E)' 등급이었지만, 기관장이 공석인 탓에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정부는 경영 실적 부진을 이유로 '미흡(D)' 등급 11개 기관 중 재임 기간이 6개월 이상인 한국가스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산업단지공단 등 6곳의 기관장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미흡 이하 등급(D·E) 13개 공공기관엔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내년 경상경비 0.5~1%를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10개 기관 중 현재까지 재임 중인 기관장 8명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경영 실적 부진과 중대재해 발생으로 모두 경고를 받은 곳은 한국가스공사가 유일했습니다. 미수금만 13조원을 웃도는 한국가스공사는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또 14개 재무위험 기관 중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광해광업공단·대한석탄공사 기관장과 감사·상임이사의 성과급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적자 폭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 7곳의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도 50% 줄이기로 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재무건전성 확보에 대한 정부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 재무 상황이 악화한 공기업은 임원의 성과급 지급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줄줄이 임기 만료·공석…총선 낙선자 임명 '촉각'
 
이날 발표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공개와 함께 주요 공기업 수장들의 인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중 현재 기관장의 임기가 끝났거나 올해 안에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약 150곳에 이르는데요. 이중 이번 달까지 해서 상반기에만 90여곳의 공공기관장 임기가 만료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 공기업들, 한국동서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중부발전 등 한국전력공사 산하 5개 발전사 사장의 임기는 지난 4월25일부로 일제히 만료됐습니다. 하지만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기존 기관장들이 직무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밖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이끌어가야 할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 임기도 지난 7일 끝났으며, 강원랜드·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말 사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나 6개월째 공석인 상태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부동산원 수장 역시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중단됐던 금융공기업 수장 인선도 제자리걸음인데요. 총선 이후 여당 낙선자들에 대한 '보은성' 인사 수요도 발생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장의 대대적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실이 공공기관장 인선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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