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스와프 이어…한·일, 강달러 맞서 '공동 환율 대응'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개최…8년 만에 한국서 열려
한·일 재무 장관 "과도한 환율 변동에 적절한 조치"
2024-06-25 17:49:01 2024-06-25 17:49:0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과 일본 경제 수장이 25일 과도한 원화·엔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적절한 대응 조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 수장은 '심각한 우려', '적절한 조치' 등의 표현을 쓰며 공동 대응 의지를 피력했는데요. 양국은 최근 과도한 환율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필요시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또 두 수장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저출생 대응, 기업가치 제고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회의시작에 앞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환율 방어' 나선 한·일…공동 '구두개입' 재확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개최된 이후 1년 만에 열린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8년 만입니다.
 
앞서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지난 2006년 시작돼 이어져 오다가 2016년 8월 유일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7년 가까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2017년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와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지난해 3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의 물꼬가 트이면서 재무당국 수장들의 만남 재개도 자연스레 논의됐는데요. 같은 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재개되면서 양국은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지난 5월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의 후속 차원에서 양국의 협의 끝에 2년 연속 한·일 재무장관회의 개최가 성사됐습니다.
 
한·일 재무장관은 이날 지정학적 갈등 지속, 주요 교역국의 성장 둔화 가능성, 외환시장 변동성 심화 등을 불확실성으로 언급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뜻을 밝혔습니다. 특히 양국은 자국 통화 약세 현상이라는 공통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실제 미국 달러 대비 원화·엔화의 가치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엔·달러 환율은 160엔을 위협하는 상황인데,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늦춰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양국 재무장관은 양국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이어 나갈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수장은 공동 보도문에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계감을 갖고 민첩하게 정책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WGBI 편입' 환영…저출산·밸류업 대책도 공조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의 WGBI 편입과 관련해 일본 측의 우호적 반응도 이끌어 냈습니다. 공동 보도문에는 "한국 정부의 WGBI 편입 및 외환시장 구조개선 노력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담겼는데요. 오는 9월 WGBI 편입을 앞둔 한국 입장에서는 WGBI 편입 비중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일본의 지원이 '우군'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입니다.
 
또 양국은 저출생 대응, 기업가치 제고 등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정책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관세, 국제조세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지속하고 차관급 회의, 단기 직원 방문 프로그램을 계속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한·일은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 대응 파트너"라며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무대뿐 아니라 한·일 및 한·일·중 재무장관회의 등 다양한 무대에서 양국 신뢰를 토대로 협력해 국제사회 주요 이슈 해결에 기여하자"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제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25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가 된 지 60주년을 맞는데요. 양국 장관은 재무당국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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