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거부권'…탄핵열차도 출발
윤,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이송 나흘 만에 '속전속결'
'대통령 탄핵' 청원 130만 돌파…법사위, 청문회 개최 의결
2024-07-09 17:48:02 2024-07-10 15:02:31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인도·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미국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진상 규명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15번째 거부권 행사입니다. 윤 대통령의 거침없는 일방통행에 국회는 '탄핵 카드'로 맞불을 놨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를 예고하며 탄핵 열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열어 심의·의결한 재의요구안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전자결재로 재가했습니다. 지난 5일 정부로 이송된 지 나흘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여소야대가 보다 심화된 22대 국회 들어 첫 거부권 행사였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발표→거부권 행사…공은 다시 국회로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경찰 수사 결과는 전날 경북경찰청이 직권남용·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불송치한 결정을 말합니다. 경찰은 직권남용에 대해서도 '월권'으로 판단을 내리고, 제기된 혐의 적용이 어렵다며 사실상의 면죄부를 부여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공은 다시 국회로 돌아갔습니다. 국민의힘 의석은 총 108석으로, 범야권(192석)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경우 8명만 이탈하면 채상병 특검법은 재의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지난 4일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국민의힘의 이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때문에 민주당은 서둘러 재의결에 나서기보다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여론전을 펴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고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야, 탄핵 청원 청문회 실시 '맞불'…김건희·임성근 등 증인 채택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실시'로 맞서고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를 실시하는 계획안을 의결했습니다. 표결에 반발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속에 야당 주도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야당은 19일에는 채상병 순직 사건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26일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청문회 증인으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등 39명도 무더기로 채택했습니다.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외압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참여가 이날 오후 4시14분 기준 133만9241명으로, 13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상당수 국민들도 탄핵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앞서 지난 4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7월1~2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ARS 무선전화 방식)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4.5%는 윤 대통령의 탄핵에 "동의한다"고 답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1.6%로 나타났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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