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여성 평균급여 1위 '메리츠증권'…남녀격차도 1위
한투, 여성 급여 2위에 남녀 격차도 가장 적어
2024-07-16 06:00:00 2024-07-16 08:05:58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주요 10대 증권사 중 여성 직원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남녀 임금 격차도 메리츠증권이 가장 컸습니다. 일 한 만큼 성과급을 많이 가져가는 기업 문화와 더불어 남성이 수익 부서에 편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설명입니다.
 
여직원 평균 1.2억…성별 격차 1억 '육박'
 
지난해 10대 증권사 성별 1인당 평균 급여. (그래픽=뉴스토마토)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여성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소속 외 근로자 제외)은 1억2049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KB·NH투자·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신한투자·하나·메리츠·키움·대신증권 등 10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이어 한투(1억2021만원), 신한(1억1633만원), 삼성(1억1420만원) 순입니다. 1억원에 못 미치는 하위권에는 하나(9700만원), 대신(9800만원), 키움(8303만원) 등이 자리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성별 연봉 격차도 가장 컸습니다. 메리츠증권의 남성직원은 지난해 평균 2억1656만원의 임금을 받으면서 여성 직원보다 9606만원 높았습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기본급은 업계 평균적인 수준이지만 성과급을 많이 주는 구조라서 수익 부서 쪽 임금이 높다"며 "업계 대부분이 그렇듯 수익 부서에는 남성 직원 비율이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900억원으로, 업계 2위를 기록한 증권사입니다. 전년(2022년)에는 1위였으나 파생상품 등 관련 이익 감소로 순이익이 28.8% 줄면서 2위로 물러섰습니다. 증권사 중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5974억원), 3위는 NH투자증권(4755억원)이었습니다.
 
직원 평균 급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메리츠증권 본사 영업직 남직원(393명)의 1인 평균 급여가 3억6394만원으로 사업부문 중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부문 여직원(67명)은 1억8403만원으로 1억7991만원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 본사관리직 남직원(219명)은 1억7021만원, 여직원(249명)은 9574만원으로 집계됐고 지점 남직원(500명)은 1억1553만원, 여직원(163명)은 8169만원 등입니다.
 
10대 증권사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502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봉 격차가 가장 적게 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3197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3200만원), 교보(3510만원) 등도 평균에 못 미쳤습니다. 평균을 상회한 곳은 삼성(5660만원), 신한(4233만원), 키움(6001만원) 등으로 확인됩니다. 
 
여성 임금이 낮아 보이는 이유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이다 보니 여직원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임금이 낮아 보이는 이유는 연령층이 낮은 직원 비중이 많아서 타사 대비 적어 보이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수익 부서에 남성 직원이 많아"
 
실제 지난해 10대 증권사 평균 성비는 6 대 4로 나타났습니다. 한투는 남성 직원 비율 79.3%로 성비차가 가장 많이 났고, 이어 메리츠 69.9%, 교보 63.5%를 기록했습니다.
 
키움(51.7%), 미래에셋(55.0%), KB(55.5%)는 평균보다 적은 성비차를 나타냈습니다. 한투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성비를 조절하는 건 아니다"라며 "리테일 창구 직원은 여성이 많고, IB쪽 등에 남성 직원 비중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10대 증권사 평균 근속연수의 경우 여성 직원 11.9년, 남성 직원 11.1년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증권업계의 경우 통상 계약직으로 팀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부서일수록 근속연수가 짧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근속연수가 짧은 부서일수록 임금이 높은 구조인 셈입니다.
 
남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미래에셋증권이 15.3년으로 가장 길었고 이어 대신증권(14년)이었습니다, 가장 짧은 곳은 키움증권(5.39년), 메리츠증권(6.8년)이었습니다. 여성 직원의 경우 교보증권(15.6년) 미래에셋(14.7년) 순으로 길었고, 키움(5.8년), 메리츠(7.5년)가 짧았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남녀 선호도가 갈리는 업무 부서의 특성과 여전히 사회적으로 남녀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다른 점이 이런 임금 격차를 나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나 IB, 트레이딩 쪽 부서는 영업 등 남성 위주의 업무가 많아서 남성 직원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IB 업무의 경우 육아휴직을 거의 쓸 수 없다. 간혹 있는 여성의 경우 딩크거나 워커홀릭이 대부분인데 남성의 경우에는 육아휴직 쓰면 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IPO의 경우에도 2~3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업무 연속성을 생각하면 담당자가 빠지면 업무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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