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벌써 2천대 넘어…차보험 손해율 악화일로
적자구간 진입 확정적…보험료 인상 우려
2024-07-18 14:34:57 2024-07-19 08:05:49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기록적인 장마철 집중호우로 침수 차량이 급증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최근 일주일간 발생한 피해 규모는 지난해 전체 장마 기간에 발생한 손해와 비슷한 수쥰으로, 보험사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침수 손해액 223억원 추정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 12개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2463건입니다. 추정 손해액은 223억원입니다.
 
이미 지난해 여름철에 발생한 침수 피해 건수와 추정 손해액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6~8월에는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 등으로 전국에서 차량 2395대가 침수됐고 175억원의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이미 적자 구간인 80%에 이미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자동차보험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들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적자에 가까운 손해율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1~5월 삼성화재(00081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DB손해보험(005830)·메리츠화재(000060)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79.38%로 전년 동기 대비 2.5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손해율은 숫자가 높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것을 뜻하며, 통상 손익분기점 구간을 80%부터로 보고 있습니다. 손해율 80%는 보험사가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했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20원에서 사업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실제로 보험사가 쥐는 마진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적자가 발생합니다.
 
자동차보험료는 손해율이 개선되면 이듬해 보험료가 인하됩니다. 최근 3년간은 코로나19 이후 차량 이동량이 감소하며 사고 발생률이 낮아져 손해율도 개선됐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9%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행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로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로 점점 줄었습니다. 특히 대형사들은 손해율 80% 미만을 기록하며 흑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장마철 집중호우로 보험사에 접수된 침수차량이 2000대가 넘어가며 손해액도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15일 서울 노원구 도봉지하차도에서 참수발생시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차단막 설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하반기 손해율 관리도 난항
 
올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고된 상황입니다. 매년 여름철은 집중호우·태풍 등으로 인한 자동차 침수 사고 피해가 발생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척도가 됩니다. 특히 올해는 평년 대비 많은 비가 예상됩니다.
 
이날도 기록적인 폭우가 계속되면서 수도권과 충남 등에는 호우 경보가 발효됐습니다.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기도에서는 올해 처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1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습니다.
 
전북 군산 등 일부 지방에서는 한 시간 만에 146mm의 비가 내리며 5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습니다. 차량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손보업계는 피해 예방과 손해율 관리를 위해 선제적 대비에 나섰습니다. 손보사들은 금융당국과 공조해 올해부터 침수 위험이 있는 차량에 대피 안내를 제공하는 '긴급대피알림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담당자와 보험사 직원 등이 침수 위험 차량을 발견해 해당 시스템에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차주에게 안내 문자가 발송되는 방식입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와 자회사인 주차관리회사와 함께 주요 침수 예상 지역 인근의 주차장을 침수 차량의 적치 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손해액은 태풍 이후에 추정될 것"이라며 "긴급대피알림시스템으로 차주 안전과 침수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손보사들은 최근 3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습니다. 인하율도 2023년 2.0~2.5%, 2022년 1.2~1.4%에 비해 더 커졌습니다. 손해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당국 입장에서도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요구를 거절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장마가 끝난다 하더라도 손해율 부담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추석, 개천절 등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차량 이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습니다. 
 
손보업계는 피해 예방 차원에서 긴급대피알림시스템을 가동해 손해율 관리에 나섰다. 전북 곳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10일 전북 완주군 운주면 게이트볼장 입구에 주차된 차량이 빗물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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