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내렸다고?…소비자물가 상승압력 '여전'
'생산자물가' 전년비 11개월 연속 상승세
전월 대비로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아
생산자물가지수, 120 지수 돌파 가능성↑
'장맛비' 농작물 침수…농산물 물가 불안
공산품·서비스 지수 등도 예사롭지 않아
2024-07-23 16:37:25 2024-07-23 16:42:52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농산물 가격 하락 요인 등에 따라 7개월 만에 생산자물가가 내려간 모습이나 전월 대비 소폭에 불과할 뿐, 가격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특히 전월이 아닌 전년과 비교할 경우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째 상승세를 달리고 있어 안정화 추세를 단언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긴 장마와 잦은 폭우로 인한 작황 악화, 축산 폐사가 반영될 경우 생산 물량 감소 등에 따른 물가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높습니다. 농산물뿐만 아닙니다. 공산품,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서비스 지수 등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3일 한국은행의 6월 총산출물가지수 현황을 보면 농림수산품은 2.6% 하락한 반면, 공산품(0.4%) 등의 오르면서 전월대비 0.2% 상승했다. (출처=한국은행)
 
국내 생산품 전반적 '가격 상승세'
 
23일 한국은행의 6월 총산출물가지수 현황을 보면 농림수산품은 2.6% 하락한 반면, 공산품(0.4%) 등은 오르면서 전월 대비 0.2% 상승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4.4% 오른 수준입니다.
 
총산출물가지수는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지수입니다. 즉, 국내 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분기별(2020=100)로 보면 지난해 1분기 118.14 지수를 기록한 이후 2023년 2분기 118.21, 3분기 118.82, 4분기에는 119.28로 상승했습니다. 올해 1분기 120.44 지수를 기록, 2분기에는 122.42로 올랐습니다.
 
지난 10년간 총지수로 따져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2015년 6월 99.73 지수를 기록한 이후 2021년 6월 107 지수를 넘겼고 올해 6월에는 122.53을 기록했습니다.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 등 소비자물가지수 선행지표로 활용하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119.19로 전월(119.25) 대비 0.1% 하락했습니다.
 
지표상으로는 6개월 연속 상승하던 생산자물가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모습이나, 119대의 지수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 106.38을 기록한 지수는 2022년 115.29, 2023년 117.11로 오른 후 올해 1분기 118.52, 2분기에는 119.20을 기록했습니다. 이 추세라면 120 지수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상추 등 잎채소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산자물가 11개월째↑…농산물 침수 '불안'
 
특히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를 전년 동월과 비교할 경우 2.5% 오른 수준으로 11개월째 상승세입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2.8% 하락했습니다.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6.6%, 0.8% 내린 반면 축산물은 2.5% 올랐습니다. 축산물 중 돼지고기는 12.4% 뛰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농림수산품이 3.9% 올랐습니다. 특히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11.6%, 1.6%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긴 장마와 잦은 폭우로 인한 물가 영향입니다. 최근 내린 장맛비로 축구장 1950개에 해당하는 면적의 농작물 침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6시 기준 전국의 농작물 침수 면적은 1389.7헥타르로 집계됐습니다. 피해가 큰 지역은 충남으로 911.8헥타르가 침수됐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전남, 경기, 인천, 강원, 충북 등의 순입니다.
 
가축은 닭 2만7000마리가 폐사했고 축사의 경우 0.3헥타르가 물에 잠기거나 파손됐습니다. 응급 복구율은 95%로 집계됐지만 긴 장마와 잦은 폭우로 인한 생산 물량 감소는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장마철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상추의 경우 주산지인 논산, 익산지역의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재출하까지 2∼3주가 소요될 전망입니다. 8월 상순 이후에나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기상이변과 기저효과 등으로 7월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시내 음식점 밀집 지역에서 한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음식점 등 서비스 오르고 중간·최종재 '들썩'
 
지난달 공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전년과 비교해서는 2.6% 올랐습니다. 이 중 1차 금속제품(-1.0) 외에 음식료품(1.1%), 석탄 및 석유제품(13.0%), 화학제품(3.0%),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3.9%)가 모두 뛰었습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의 경우는 전월보다 0.1% 하락했으나 전년 대비 1.9% 상승했습니다.
 
무엇보다 서비스 지수가 전월(0.1%), 전년(2.4%) 대비 모두 뛰었습니다. 전월보다 내린 분야는 사업지원서비스(-0.5%)입니다.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3%), 운송서비스(0.2%) 등은 상승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해서는 음식점 및 숙박(2.9%), 운송(1.5%), 정보통신 및 방송(4.5%), 금융 및 보험(1.5%), 부동산(1.6%), 사업지원서비스(1.2%) 등 전 분야가 올랐습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년과 비교해 3.7% 상승했습니다. 올해 1월 1.4%, 2월 1.2%, 3월 0.6%, 4월 1.8%, 5월에는 2.2% 오른 바 있습니다. 원재료가 전년보다 8.6% 올랐고 중간재와 최종재는 3.3%, 3.0%씩 상승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