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타이어, 대규모 투자도 남았는데…한온시스템 인수 '부담'되나
한온시스템 인수하면 부채비율 33%→89%
한온시스템은 인수 완료 후 재무안전성 '개선'
미국과 헝가리 등 공장 증설 투자금 부족할 듯
2024-07-26 06:00:00 2024-07-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1: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161390)지가 한온시스템(018880) 인수와 함께 대규모 해외투자를 앞두고 있어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그간 견조한 재무상태를 지켜온 만큼 축적된 잉여현금을 바탕으로 한온시스템 인수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과 헝가리 등의 공장 증설 계획이 남아있는데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한온시스템을 인수하고 연결 편입하게 되면 재무구조 악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 가능한 순현금 보유한 상태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의 구주 1억3345만주(지분율 약 25%)를 1조3679억원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6514만4960주를 3651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신주 취득 예정일은 오는 8월3일이다. 이로써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총 1조7330억원을 투자해 취득하게 된다. 올 1분기 기준 한국타이어가 가지고 있는 순현금은 1조6888억원으로 한온시스템 인수자금에 상응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차입부담이 큰 한온시스템을 연결편입하게 되면 한국타이어의 재무구조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이 가진 현금보다 만기를 앞둔 부채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1분기 기준 한온시스템이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3조5761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9675억원으로 유동부채의 27.1%를 차지한다. 반면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786억원에 불과해 단기차입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은행 등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한 이자비용도 1857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완료할 경우 한국타이어의 연결기준(2023년) 부채비율은 32.5%에서 약 89.3%로, 순차입금의존도는 –12.5%에서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분기 기준 한국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조원으로 지분 인수에 소요되는 자금 규모(1.7조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온시스템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지만 한국타이어의 재무건전성이 훌륭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온시스템 인수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온시스템 인수자금에 대해서는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인수할 계획이고 지난 5월 공시한대로 유상증자를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홍세진 수석연구원은 “한국타이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가 완료될 경우 한온시스템의 재무안정성은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지난해 말 기준 한온시스템에 약 3600억의 현금성자산 및 자본이 확충될 경우 부채비율은 268.5%에서 234.4%로, 순차입금의존도는 36.3%에서 31.1%로 하락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해외 투자 계획도…“차입 가능성 열려 있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와 더불어 미국 테네시 공장 2단계 및 헝가리 공장 증설 계획을 남겨둔 상태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미국공장 1단계 설비 양산을 2017년 10월 개시한 이후 투자규모가 영업창출현금을 크게 하회하면서 재무부담 개선 추세를 이어왔다. 다만, 한온시스템 지분 인수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해외투자는 재무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테네시 공장 2단계 증설에는 약 2조원의 투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현금성자산(2.2조원)에서 한온시스템 인수자금(1.7조원)을 제외하면 약 1.5조원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헝가리 공장 증설 계획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외 투자와 관련해 투자 규모 등 상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한온시스템 인수와 마찬가지로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금을 조달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차입 가능성도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완료할 경우 그간 타이어에 집중돼 있던 영업기반에서 자동차 열관리 분야까지 확도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공조부품 시장에서 글로벌 2위 업체로 자리매김한 상태인 만큼 현대차(005380)기아(000270) 외에도 포드, GM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차입 부담이 크고 연간기준으로 볼 때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인수 작업이 완료된 후 가동률 제고를 통한 수익성 개선세와 고객기반 확장 등 사업적 시너지를 지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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