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시맨틱스, 스피어파워 오버행 대자뷔①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주가 급등…구주 물량 '주의'
스피어파워, 진전없는 신사업…구주 풀리고 경영진 이탈
2024-07-30 06:00:00 2024-07-30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라이프시맨틱스(347700)의 인수합병(M&A)이 특정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최근 경영권 매각과 대규모 자금조달, 신사업 추진 소식 등으로 최근 열흘간 주가가 2배 가까이 상승한 상태입니다. 새로운 최대주주는 과거 스피어파워(203690) 인수를 추진했던 인물입니다. 당시 스피어파워는 신사업 추진과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며 주가가 급등했는데, 라이프시멘틱스 역시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새 최대주주 스피어코리아, 염가에 신주 인수
 
라이프시멘틱스 3개월 주가 추이.(사진=한국거래소)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는 럭키W신기술투자조합1호, 지오에너지링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습니다. 보유지분(24.96%)의 76%가량을 매각할 예정이며, 주당 매매가는 3530원으로 계약 체결전 종가(1880원) 대비 87.77%의 프리미엄이 적용됐습니다.
 
계약이 완료된 이후 라이프시맨틱스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럭키W조합이나 지오에너지링크가 아닌 스피어코리아입니다. 계약 완료 전인 9월2일에 스피어코리아에 대한 유상증자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라이프시맨틱스의 지난 26일 종가는 2790원으로 유증 발행가(1716원) 대비 62.59% 높습니다. 납입이 완료되면 스피어코리아가 지분 16.67%를 확보하게 됩니다. 럭키W조합과 지오에너지링크는 각각 7.94% 7.8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프로스테믹스는 유증과 함께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도 진행합니다. 전환가액은 1924원입니다.
 
구주매각 및 CB 발행대상은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 및 페이퍼컴퍼니 등으로 확인됩니다. CB를 인수하는 플리트파트너스와 구주를 인수하는 지오에너지링크는 모두 공유오피스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플리트파트너스는 올해 설립된 신생법인입니다. 럭키W조합의 경우 최대출자자도 투자조합으로 확인됩니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되는 스피어코리아는 최광수 대표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지난해 스피어파워(전 프로스테믹스) 인수에 참여했던 곳입니다. 당시 스피어파워는 스피어코리아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증을 진행할 계획이었습니다.
 
작년 11월 유증이 완료되면 스피어코리아가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었는데요. 유증 과정에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 등에 휘말리면서 발행주식 수량이 줄고 신주인수 주체가 스피어코리아, 스피어파워조합, 에스제이케이홀딩스 등으로 나뉘면서 최대주주가 되지 못했습니다.
 
최대주주가 되지 못했지만, 스피어코리아의 경영권은 확보했습니다. 최광수 스피어코리아 대표는 유증 전인 7월 사내이사에 올랐고 11월 각자대표에 선임됐습니다. 이사회 역시 함께 유증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이 장악했습니다.
 
스피어파워 '오버랩'…최대주주 변경 후 구주 쏟아져
 
라이프시맨틱스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우주항공 신사업 계획도 밝혔습니다. 디지털헬스·의료 AI 산업 등 기존사업에 우주항공 기술을 접목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일각에선 M&A와 신사업 진출 등이 단순히 주가부양 재료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습니다.
 
실제 스피어코리아는 과거 스피어파워 장악 이후 사업목적에 철강 제조·판매 등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신사업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피어파워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372억원, 영업적자 47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1분기까지 스피어파워의 철강관련 매출은 전무합니다.
 
경영권 변동 및 신사업 기대감으로 스피어파워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지난해말 3000원대에서 거래됐던 주가는 한달여만에 7000원대로 급등했습니다. 급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지난 3월 고점(1만4040원)을 기록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존 최대주주 등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성공했습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리더스코스메틱(016100)의 구주를 비롯해 우호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이 장내매도됐고, 스피어파워가 만기전 취득한 전환사채(CB)도 시장에 풀렸습니다. 스피어파워의 알짜 CB를 인수한 이들은 스피어파워의 기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였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스피어파워의 현재 주가는 50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FI 이탈과 함께 경영진 이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이달 스피어파워 대표 및 사내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는데요. 이에 앞서 스피어파워는 1년 미만 근속 임원에게도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최 대표의 근속 기간은 10개월여에 불과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이 3자배정으로 이뤄지면 기존 최대주주의 구주와 우호지분 등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면서 “주가 급등으로 신주 발행가 역시 시가대비 저렴한 만큼 향우 지분 매각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토마토>는 라이프시멘틱스 최대주주 변경 및 구주매각 관련 문의를 위해 라이프시멘틱스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한편 스피어코리아는 최광수 대표와 함께 김태경, 강재은씨 등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이중 김태경씨는 과거 케이엔씨글로벌, 무한투자, 브이오산업 등 과거 상장폐지 된 상장들에서 M&A 활동을 했던 인물입니다. 최근에는 스피어파워가 인수한 KS인더스트리(전 상상인인더스트리(101000))의 최초 인수자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사진=라이프시맨틱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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