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위원회 출범 임박…업계 “AI칩 확보·전력 지원 절실”
가격·수요 높은 데이터센터 핵심부품 'AI칩'
수급 불안정에 정부 차원 지원 절실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적 공급도 필수
2024-09-23 16:03:40 2024-09-23 16:05:1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통령 직속 AI 정책 컨트롤 타워인 ‘국가AI위원회’가 공식 출범을 앞둔 가운데, AI 관련 업계가 위원회 역할에 거는 기대감도 적지 않습니다. 업계는 기업의 AI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I 관련 주요 정책과 연구개발, 투자전략 수립,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 등 AI 분야에서 각 영역 변화 대응에 대한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국가AI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출범합니다. 위원회가 AI 분야 초석을 다지는 정책들을 마련할 예정인 만큼, AI 기업들의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업계는 생성형 AI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부품인 AI 반도체 확보에 정부가 힘을 보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AI 패권을 좌지우지하는 첫 번째가 엔비디아의 AI칩 확보 수준에 달린 만큼 발 빠른 수급을 위해 정부차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인 H100·200 등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다 공급 대비 수요가 높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러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엔비디아의 AI칩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최근 자국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을 위한 국가 컴퓨팅 전략을 위해 15억달러(약 2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고, 일본 역시 국내 AI컴퓨팅 역량 강화를 위해 7억4000만달러(약 1조원) 투입 계획을 밝혔습니다. 유럽 국가 중 AI 기술 개발이 가장 앞서는 프랑스에서는 지난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AI 훈련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를 위해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 현재 3%인 GPU 점유율을 2035년에는 2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GPU 등 AI 개발에 필요한 주요 인프라 자원의 높은 가격과 원활하지 않은 수급 때문에 국내 기업 및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AI 개발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최한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65일 24시간 안정적 운영 위한 충분한 전력 지원도 필요
 
이밖에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동일하게 365일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뒷받침이 필수입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2월 미국에 기록적인 한파로 각 지역에 정전 사태가 잇따르면서 미국 오스틴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005930)의 공장도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된 바 있는데, 이때 업계에서는 두 달 조업 중단으로 삼성이 4000억원대의 피해를 봤다고 추정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데이터센터 전력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면 해당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업체들 서버 먹통에 따른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 확보에 가장 중요한 것이 충분한 전력 공급”이라면서 “이외에도 운영과 유지 보수에 필요한 전문 인력 공급이 적시에 가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업계는 ‘AI 기본법’ 제정 속도도 중요하지만, 국내 AI 산업 특성과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내용을 충분히 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AI 기본법은 AI의 건전한 발전 지원과 AI 사회의 신뢰 기반 조성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오는 24일 AI기본법 공청회가 열리지만 정치권에서는 연내 법제정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세계 최초로 AI법을 제정한 유럽연합은 유럽 내 자국 AI 기업의 성장은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데요. 주로 미국과 중국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 확장을 방어하는 데 규제의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규제 관점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경쟁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법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특히 미국, 중국 등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방향으로 AI 관련 규제와 육성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이 되는 학습 데이터와 관련해서도 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데이터에 대한 폭넓은 접근 권한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지난 7월 출범 예정이었던 국가AI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으며, 부위원장에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내정됐습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사진=네이버)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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