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알엔투테크놀로지, 자본잠식 법인서 100억 조달 '논란'
캔버스엔레드, 리픽싱으로 최대주주 등극
자본잠식 기업도 인수…건전성 우려까지
2025-08-22 06:00:00 2025-08-2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0일 15: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알엔투테크놀로지(148250)가 자본잠식 법인 '캔버스엔레드'로부터 전환사채(CB)로 100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해 논란이다캔버스엔레드는 향후 전환가액조정(리픽싱)에 따른 최저전환가액 수준에서 보통주 전환 청구를 할 경우 티에스1호조합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여서 납입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진=알엔투테크놀로지)

 

'완전자본잠식' 기업서 자금조달…왜?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최근 100억원 규모의 6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전환가액은 19일 알엔투테크놀로지 종가(7250원) 대비 3% 높은 7470원으로 전환가액조정(리픽싱)에 따라 523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은 없다. 이자율은 표면금리 0%, 만기금리 3% 조건이다발행대상자는 캔버스엔레드다납입일은 내달 9일이다. 발행 목적은 신규사업 추진이다. 

 

캔버스엔레드(옛 육사공개발)는 류민수 대표가 100% 출자한 법인으로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 마이너스(-) 36800만원을 기록한 완전자본잠식 기업이다. 부동산업, 건물인테리어업, 미술품 도·소매업 등을 영위한다. 지난해 매출 33094만원,  당기순손실 56652만원을 기록했다. 

 

캔버스엔레드는 내년 9월부터 보통주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전환가액 7470원 기준으로 사채권을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알엔투테크놀로지 주식 134만주를 확보해 지분 12.3%를 확보한다. 리픽싱에 따른 최저 조정가액 5230원 기준으로는 191만주를 확보, 지분율은 16.8%에 이를 전망이다. 이 경우 6월말 기준 최대주주인 티에스1호조합의 지분율은 18.7%에서 15.5%로 희석된다. 향후 캔버스엔레드가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에 등극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기업이 외부 자금을 조달할 때는 납입주체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름 생소한 납입주체를 활용해 자금 조달을 결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납입 능력이 부족한 투자 주체가 다른 기업의 CB나 유상증자 등에 투자를 예고한 후 납입일이 연기되기나 납입이 무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납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5일 신기술사업금융회사 '에이치알지'를 다보중앙으로부터 총 100억원 규모로 인수한 바 있다에이치알지는 2022~2024년 기말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자본잠식에 빠진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3주만에 자본잠식 법인으로부터 100억원을 수혈하기로 한 셈이다. 

 


 

"구체적 자금 활용 계획도 미정"

 

2002년 설립된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원천소재 기술 기반 세라믹 부품 제조업을 주로 영위해왔다. 지난 3월31일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소재개발 및 생산업 ▲이차전지용 원료물질 개발 및 생산업 ▲전기자동차용 신소재 및 공정기술 개발업 등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신사업 예고 시점에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도 변경됐다. 지난 3월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는 이효종외 5인에서 티에스1호조합으로 바뀌었다6월말 기준 최대주주 티에스1호조합의 지분율은 18.7%최대주주가 바뀐 기업이 구체적인 사업 확장 계획 없이 무리하게 자금조달을 할 경우 향후 회사의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3월 추가한 신사업 3개에 대해 "신규로 당사에 임원으로 합류하는 재료공학 박사 2인이 서울대학교 석박사 과정에서 수년간 액상법을 연구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해 국내 기업과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개별 세라믹 원료 및 원료의 배합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E-모빌리티용 세라믹 소재와 함께 기타 소재의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접점없는 신사업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할 경우 회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최악의 경우 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횡령·배임 등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전했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CB 발행을 통한 구체적 신사업 계획은 향후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을 조달키로 한 주체가 자본잠식인 것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자산이 200억원가량 있는 것을 감안하면 자금 조달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100억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납입이 돼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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