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 쿠데타 1년)집권 초부터 '계엄' 언급…도화선은 '명태균 게이트'
시작은 '김건희 공천 개입 보도'
윤석열·명태균 통화 내용 등 폭로
'반국가 세력' 외침…결국 파면으로
2025-12-02 16:59:31 2025-12-02 17:12:11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윤석열씨는 집권 초기부터 '반국가 세력'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며 비뚤어진 인식을 보였고 결국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이념 논쟁에 집착한 결과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계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에는 여러 정치적 압박이 있었는데요. 결정적인 도화선은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고발한 <뉴스토마토>의 '명태균 게이트' 보도였습니다. 
 
명태균씨가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웨스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 부부의 민낯…<뉴스토마토>가 들춘 진실
 
<뉴스토마토>는 지난해 9월5일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윤씨 부인인 김씨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입니다. 김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고, 이와 관련된 텔레그램 메시지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김 전 의원이 공천받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공천 개입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뉴스토마토>는 같은 달 19일 <"2월29일 칠불사 회동…김건희 공천 개입 폭로 논의">, <"대통령과 여사에게 전화했다. 내일 김영선 발표">를 추가 보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천 개입 사태의 정점에 있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 전 의원,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경남 소재 사찰 칠불사에서 만나 김씨의 4·10 총선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김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를 건네는 조건으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4·10 총선뿐만 아니라 윤씨 부부의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재·보궐선거 전인 2022년 5월 명씨는 윤씨 부부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 여부를 따져 물었습니다.
 
이후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 공천 대가성으로 파악되는 금전 거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 전 의원이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 후 세비 절반을 명씨에게 보낸 것입니다.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공천 대가를 요구했다는 목격담까지 나왔습니다. (<김영선 세비 절반 명태균에게…"공천 어떻게 받으신 거 아시죠?"> 기사 참고)
 
(그래픽=뉴스토마토)
 
'반국가 세력' 인식…결국 계엄으로
 
<뉴스토마토> 보도 뒤 각종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올수록 윤씨를 향한 칼날도 날카로워졌습니다. 9월26일 <"김영선, 윤 대통령에게 명태균 소개…여론조사 결과 보고"> 기사에는 명씨가 자체 여론조사를 가지고 윤씨의 대통령선거 출마를 종용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선을 넘은 김씨의 당무·공천 개입 정황이 추가로 밝혀지며 윤씨 부부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졌습니다. 지난해 10월25일 <"권성동 제거해주겠다"…김건희, 이준석에도 공천 개입> 기사에 따르면, 김씨 측은 2022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제거를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권 의원 등 윤핵관과 충돌을 빚고 있었습니다.
 
또한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10월31일 민주당이 윤씨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파장은 거세졌습니다. 윤씨는 명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깐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기 직전인 그해 5월9일에 이뤄진 통화 녹취입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에 돌입했고, <뉴스토마토>의 보도가 있었던 그해 11월15일 명씨와 김 전 의원은 구속에 이르렀습니다. 구석에 몰린 명씨는 윤씨 부부와 소통할 때 사용한 휴대전화인 '황금폰' 공개로 윤씨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다음 날인 12월3일 밤 10시28분 윤씨는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회로 신속하게 모인 의원들은 다음날인 4일 새벽 1시경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했고, 같은 날 오전 4시27분에 윤씨가 국회 결정을 수용하면서 비상계엄은 해제됐습니다. 올해 4월4일 헌법재판소는 윤씨에게 대통령직 파면을 선고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 보도 후 단 7개월 이후 윤씨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윤씨는 집권 초부터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며 정치적 반대 세력을 척결의 대상으로 지목해왔는데요. 정치적 갈등을 대화와 타협이 아닌 무력행사로 해결하려 했던 그의 빗나간 인식은 계엄으로 이어졌고 파면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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