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 쿠데타 1년)계엄 충격파 딛고…'코스피 4000 시대' 개막
정치적 불확실성에…금융시장 '출렁'·실물경제 '타격'
두 차례 추경 등 성장률 반등…반도체 호황에 증시 호황
미래 신산업 등 성장동력 발굴·구조개혁 등 미완의 과제
2025-12-02 17:26:15 2025-12-02 18:10:5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비정상화의 정상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벼랑 끝에 선 한국 경제가 걸어온 한마디입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덮친 지난 1년, 한국 경제는 역성장의 늪에 빠지고 기업의 투자 시계는 멈췄습니다. 그사이 글로벌 경쟁국들은 한 단계 앞서갔고, 한국 경제는 후퇴했습니다. 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오르고,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가량 사라졌습니다. 외국인 자금도 대거 이탈했으며, 투기적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금융시장도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비와 투자 심리 역시 급격히 얼어붙으며 내수 경기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계엄 사태 1년 후, 한국 경제는 회복 중입니다.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고 반도체 호황과 소비 개선 등을 동력 삼아 다시 도약하고 있습니다. 추락한 국가 신뢰도를 안고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지난 6개월간 국가 정상화와 경제 회복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떠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돌아왔고,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월 4000 시대를 열었습니다. 두 차례 추경으로 소비 심리도 회복해 2분기 역성장에서 벗어나고 3분기엔 1%대 깜짝 성장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가야 할 길도 멀었습니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하며 추락한 잠재성장률도 높여야 합니다.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 역시 숙제로 남았습니다. 격변하는 세계경제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기회도 모색해야 합니다. 이재명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가야 할 길이자, 허비할 시간이 없는 이유입니다.
 
'계엄 충격'에 '경제 패닉'…내수 위축·대외 신인도 추락
 
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계엄 당일 낮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1402.9원이었으나, 계엄 이후 며칠 만에 147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코스피 지수도 계엄 전 2500 수준을 오가다가 지난해 12월9일 장중 2360.18까지 떨어졌습니다. 상장사 시가총액은 140조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계엄 충격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한국의 5년 만기 달러 표시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32~033%를 유지하다가 올 1월 0.404%까지 뛰었습니다. CDS프리미엄은 국가 부도 위험을 알리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실물경제가 위태로워지면서 지난해 11월 100.7을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는 같은 해 12월 88.4까지 폭락했습니다.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물론 내국인의 국내 여행, 외국인의 여행 예약 취소가 속출했고 내수경기는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정치적 혼란을 틈타 식품 기업은 상품 가격 인상과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그대로 두거나 소폭 올리면서 제품의 크기·수량·품질을 줄여 실질 가격을 인상하는 현상) 등을 단행하면서 도미노로 체감물가는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가계는 물론, 기업의 부담도 커지며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생 안정·경제 회복' 방점…소비·투자 심리 회복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출범 직후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으며 정책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5월·7월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한 약 4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내수 부양부터 나섰습니다. 약 12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통해 추락한 소비심리를 회복하는 데 주력했고, 그 결과 지난달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3.5%(계절 조정치) 상승하는 등 경제 회복 불씨를 마련했습니다.
 
반도체 훈풍은 이재명정부의 AI 중심 정책과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를 일깨웠습니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 등은 떠나간 외국인 투자자들을 돌아오게 했습니다. 계엄 사태 이후 5개월간 18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5월~10월 21조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덕분에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4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6.75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외교 공백 속 시달리던 미국의 관세 압박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관세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올해 한국 경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0.2%였으나 2분기 0.7%로 반등했고 3분기엔 1.2%(속보치)까지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하는 등 내년 전망은 더욱 밝습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여전히 2%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 정체에서 벗어나야 함은 물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성장 동력도 발굴해야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이 죄다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 구조개혁에도 나서야 합니다. 여기에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통상 질서 변화 등 더욱 복잡해진 글로벌 리스크 속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해법도 모색해야 합니다. 비상계엄의 그늘에서 벗어나 대전환의 시대, 이재명정부가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지난 9월 서울 마포구 월드컵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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